24일(이하 현지시간) 오전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이하 칸) 한국영화진흥위원회 부스에서 만난 ‘돈의 맛’ 임상수 감독(51)은 격앙돼 있었다. 박정희 전 대통령 시해(‘그때 그 사람들’), 한국 재벌가의 비하인드 스토리(‘하녀’) 등 그가 내놓는 작품들이 유독 거대한 논쟁의 한가운데 있었던 탓이다. 지난 2010년 ‘하녀’에 이어 두 번째 칸 공식 경쟁 부문에 진출한 ‘돈의 맛’은 ‘하녀’에 이어 본격적으로 대한민국 최상류층의 숨겨진 이야기와 허위 의식을 탐구하는 영화다.
과거 한국 영화들은 칸에서 놀라운 성과를 일궈냈다.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가 영화제 2등상인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한 것을 비롯해 임권택의 ‘취화선’이 감독상을, ‘밀양’(이창동 감독)의 전도연이 여자연기상을 받았다. 또 이창동 감독과 박찬욱 감독은 각각 ‘시’와 ‘박쥐’로 각본상과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아직 한국은 영화제의 1등상인 황금종려상을 한 번도 수상하지 못한 상태다.
임상수 감독은 “곧 탄다. 올해가 될지 내년이 될지. 이창동·박찬욱·홍상수·봉준호 중 누가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래도 올해 홍상수·임상수 이렇게 한국에서 가장 똘똘한 감독 둘이 왔는데 올해 가져가야 하지 않겠나?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의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도 그렇고, 루마니아의 크리스티안 문주 감독 등 과거 칸의 황금종려상 수상자들은 대부분 언더독(Underdog, 비주류)이다. 내가 한국의 대표적인 비주류 감독이다. 어느 정도는 수상을 기대하고 있다”며 수상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려 하지 않았다.
칸(프랑스)=태상준 기자 birdc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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