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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저詩] 존 메이스필드 (1878-1967) 의 '바다에 몸이 달아(Sea Fever)'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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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다시 바다로 나가야겠네, 그 외로운 바다, 그 하늘로 /필요한 건 오직 높다란 배 한 척과 길잡이 별 하나/타륜의 반동과 바람의 노래, 펄럭이는 흰 돛/그리고 바다 위 뿌연 안개, 동터 오는 뿌연 새벽뿐(……)난 다시 바다로 나가야겠네, 유랑의 집시 생활로/벼린 칼 같은 바람 불어대는 갈매기의 길, 고래의 길로/필요한 건 오직 떠돌이 동무의 흥겹고 신명난 이야기/오랜 근무 시간 끝난 뒤의 아늑한 잠과 달콤한 꿈뿐

■ 나도 바다로 가고 싶다. 정동진에 가고 싶다. 꿈에 젖은 포구. 어둠에서 건져낸 푸른 동해로. 내 청춘 물거품처럼 사라지는 저녁, 문득 청량리역 삽상한 바람에, 탁해진 눈망울 씻으며 훌쩍 밤기차를 타리라. 뿌리치며 떠나가는 시간의 기적소리. 황망한 이별의 슬픈 손수건. 바다는 언제부터인가 미친 그리움이 되었다. 울혈의 삶이 좁은 그릇 안에서 흔들리고 출렁거려 깊어지고 깊어진 멀미. 마침내 살을 찢어 콸콸콸 솟아나는 핏줄기처럼 시원스런 꿈의 폭죽. 거기 기찻머리 흑암(黑闇)을 뚫고 뚫어 마침내 환한 자리에 희망이 눕는 거기로 가고 싶다. 버릴 것들 모두 버리고 헐벗은 넋으로 바다에 가고 싶다.



빈섬 이상국 편집부장ㆍ시인 isom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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