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포집한 이산화탄소를 저장할 수 있는 해저공간이 국내 최초로 확인됐다. 동해 울릉분지 인근 해저퇴적층이 대상으로, 이곳에 온실가스 50억t을 영구 저장할 수 있다. 울릉분지는 울릉도와 독도의 남측에 위치한 해저분지다.
국토해양부는 온실가스 감축대책의 일환으로 발전소 등에서 포집한 이산화탄소의 해저지중 저장소 선정을 위한 연구개발사업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4일 밝혔다.
CCS 기술은 이산화탄소의 포집과 운송, 저장으로 나뉜다. 먼저 발전소나 제철소 같은 이산화탄소 대량 배출원에서 회수공정을 통해 모은 이산화탄소를 파이프라인이나 수송선으로 저장장소까지 옮긴다.
가장 많은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 것은 땅 속 저장, 지중저장이다. 내륙이나 해저의 깊은 지층 속에 이산화탄소를 저장하는 것이다. 먼저 고갈된 유전이나 가스전에 이산화탄소를 집어넣을 수 있다. 해양지중저장은 깊이 800m 이상의 바다 속 대수층에 이산화탄소를 저장한다. 대수층은 전 세계 대부분의 지역에 존재하는 만큼 이산화탄소를 대량으로 저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사암층 구멍 사이사이에 채워진 초임계상태의 이산화탄소는 수백년 이상이 흐르면 광물질과 결합해 고체 상태로 반영구적으로 저장된다. 대수층 위쪽에는 뚜껑 역할을 하는 덮개암이 있다. 이 덮개암이 가스를 빠져나가지 못하게 한다.
박명호 한국석유공사 부장은 "이번 연구결과로 그동안 일부에서 제기한 국내 대규모 저장지의 존재유무에 대한 논란을 잠재우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국토부는 올해 안에 울릉분지 주변 저장후보지를 대상으로 지질구조 파악을 위한 3차원 탄성파 탐사를 실시한 후 2014년에 시험시추를 거쳐 2015년까지 대규모 이산화탄소 저장 실증을 위한 대상지를 최종 확정해 고시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이산화탄소 수송체계와 해양환경 관리체계 구축 등에 필요한 기술개발과 해양 분야의 관련 법제도 정비 등의 사업도 수행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구온난화에 대비하고 CCS 시장선점을 위한 국가 간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도록 해양 분야 CCS 연구개발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