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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전과] chapter 7.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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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전과] chapter 7.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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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의 특징
① 30대 중반의 베스트셀러 작가 토마스가 7살 때부터 친구였던 앨빈의 죽음을 계기로 자신의 인생을 돌아본다는 내용의 30세 이상 관람 권장 뮤지컬.
② 2007년 캐나다에서 시작되어 2009년 브로드웨이에서 선보인 작품으로 브로드웨이 공연 당시 오디뮤지컬컴퍼니의 신춘수 대표가 공동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이후 그는 한국공연의 연출을 맡았고, 2010년 한국 초연 당시 비슷한 스토리의 영화 <멋진 인생>을 제작하기도 했다.
③ 토마스와 앨빈, 단 2명의 배우로 진행되는 이 작품은 현재 초연멤버 이석준, 이창용을 비롯해 고영빈, 조강현, 정동화가 출연해 4월 29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시어터에서 공연된다.


코스프레를 해 봅시다: 천사 클라렌스
토마스 인생의 터닝 포인트 제 1장, 앨빈을 만나다. 천사 클라렌스는 1946년 미국에서 제작된 영화 <멋진 인생>에 등장하는 인물로, 이 캐릭터로 분장한 토마스는 초등학교 할로윈 파티에서 앨빈을 처음 만난다. 이후 매년 크리스마스에 <멋진 인생>을 함께 보며 30여년의 우정을 이어가는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이하 <스토리>)에서 이 영화는 종종 두 남자의 심리를 반영하는 매개체로 이용된다. 크리스마스를 대표하는 영화 중 하나로 손꼽히는 <멋진 인생>에는 더 넓은 세상을 꿈꾸지만 태어난 곳에서 여전히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조지 베일리가 등장한다. 그는 선한 마음씨로 마을 사람들의 두터운 신뢰를 받았으나 크리스마스이브 자살을 시도하고, 하늘에서 지켜보던 천사 클라렌스가 내려와 그를 구한다. 여섯 살에 어머니를 여의고 30년이 넘는 시간동안 고향을 벗어나지 못했던 앨빈은 조지 베일리를 닮았다. 그런 그를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게 도와준 어릴 적 선생님과 토마스는 앨빈에게 천사 클라렌스 그 자체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조지 베일리와 달리 앨빈은 가장 필요한 순간에 결국 천사를 만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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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찾아봅시다: <톰 소여의 모험>
토마스 인생의 터닝 포인트 제 2장, 꿈을 찾다. 앨빈이 선물한 <톰 소여의 모험>은 토마스가 작가가 되는 데 가장 크게 기여한 책으로, 그는 ‘내 계획은 어른들에게 어릴 적 자신의 모습, 어떤 감정과 어떤 말들과 어떤 행동을 했었는지 또 어떤 희귀한 모험들을 일삼았는지를 다시금 일깨워주는 것이었다’이라는 서문에서 작가의 꿈을 찾는다. <톰 소여의 모험>은 <멋진 인생>에서 천사 클라렌스가 조지 베일리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준 책이기도 하다. <스토리>는 두 남자의 관계에 대해 다루지만, 재능에 대한 열등감과 초심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톰 소여의 모험>과 같이 어린 시절 추억을 바탕으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지만, 내내 “이야기는 과학”이라는 생각으로 집필에 매달렸던 토마스는 앨빈과의 추억을 회상하며 영감의 원천을, 처음으로 느꼈던 책의 감동을, 마음에서 시작되는 글쓰기의 참맛을 깨닫는다. 단순히 소재를 제공한 것을 떠나 토마스가 애써 외면해왔던 재능의 한계와 틀마저도 깰 수 있도록 도와준 앨빈은 그야말로 인생의 뮤즈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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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를 배워봅시다: ‘The Butterfly’
토마스 인생의 터닝 포인트 제 3장, 소설을 쓰다. 나비의 파닥거림이 빙하를 녹이듯 토마스는 나비효과에 몰두하던 중학교 시절의 앨빈을 통해 ‘나비’라는 제목의 단편소설으로 대학에 입학해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토마스가 부르는 솔로곡임에도 불구하고 ‘나비’는 두 사람의 관계를 가장 명확하게 설명해주는 곡으로, 화려한 조명 속 행복한 표정으로 노래하는 토마스와 조명 뒤 쓸쓸히 앉아 그를 바라보는 앨빈의 모습은 더 이상 같을 수 없는 두 사람의 인생을 보여준다. 하지만 평생 순수를 간직한 앨빈도, 자신에게 주어진 현실과 함께 가는 토마스도 결국 한 인간의 다른 모습일 뿐이다. “우리 모두는 앨빈으로 태어나 토마스로 죽는다”는 연출의 말처럼 <스토리>는 현실 속 텅 빈 자아를 찾아가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이고, 오렌지계열의 따뜻한 조명과 아기자기한 소품으로 채워진 세트는 그 효과를 극대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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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인의 서재: 토마스의 서재는 기억의 창고다
<스토리>가 “요즘 뮤지컬 시장의 흐름에 반대되는 작품”이라 구분되는 이유는 우정이라는 애상적 소재와 플래시백의 독특한 스토리 구조, 서정적인 넘버와 무대 덕분이다. 특히 토마스 기억의 창고이자 앨빈이 살아갔던 책방으로 꾸며진 무대는 그동안 <내 마음의 풍금>, <됴화만발>, <렌트>를 통해 감정이 담긴 세트로 사랑받아온 정승호 디자이너의 손에서 태어났다. 브로드웨이 버전의 서재가 작가의 예민함을 표현한 직선중심의 세트였던 것에 반해, 15도 가량 기울어진 공간에 아무렇게나 꽂혀져 있는 책과 종이뭉치들은 혼란스러운 토마스의 머릿속을 직접 들여다보는 기분을 느끼게 하며 관객의 이해를 돕는다. 그 중 종이뭉치들은 토마스의 원고지, 앨빈의 카드와 같은 실질적인 효과 외에도 눈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데, 한 회당 무릎높이 정도의 묶음 세 개가 쓰인다. 너풀너풀하게 퍼지면서 떨어지는 느낌을 주기 위해 갱지를 이용하고, 이 종이는 계속 재활용되기 때문에 관객 여러분 기념으로 가져가시면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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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세윤 씨, 지금 이 뮤지컬을 보세요
지난 2월 유세윤은 MBC <황금어장> ‘라디오 스타’에서 “앞으로 미래가 하나도 궁금하지 않다”는 발언으로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었다. 성공과 함께 찾아온 인생의 허무. 유세윤은 <스토리>의 토마스를 꽤 닮았다. 토마스처럼 거창한 무언가가 아니더라도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모두 토마스가 된다. 시간의 흐름은 적당한 위치를 만들어주고, 잡은 것만큼 잃는 것도 많아진다. 무엇을 위해 달리고 있는지조차 잊는다. 두 남자의 우정을 내세웠지만 도리어 <스토리>는 흘러가버린 시간만큼 빈 마음을 가진 관객에게 와서 닿았다. 가벼운 마음으로 보기에는 다소 어려운 극이다. 텍스트에는 다양한 함의가 있고, 플롯상의 시제도 뚜렷하지 않고, 음악과 연출도 그다지 친절하지는 않다. 대신 <스토리>는 정서로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정서의 힘은 가끔 논리를 거스르고 빛이 된다.
사진제공. 오디뮤지컬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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