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시대가 미국 네트워크 TV에 데뷔했다. 지난 1월 31일에는 CBS의 심야 토크쇼 <더 레잇 쇼 위드 데이빗 레터맨>(이하 <레터맨 쇼>)에, 2월 1일에는 ABC의 데이타임 토크쇼 <라이브! 위드 켈리>에 뮤지컬 게스트로 출연한 것. 미국 토크쇼 무대는 스탠드업 코미디언의 공연이나 록밴드, 소규모 엔터테이너들의 공연을 보여줄 정도의 작은 규모를 갖고 있다. 때문에 9명의 멤버가 마음껏 노래와 댄스를 선보이기에는 비좁았지만, 그 안에서 소녀시대는 특유의 매력을 발산했다.
“That was lovely”
31일 밤 11시 35분경부터 1시간 동안 방송된 <레터맨 쇼>는 래터맨의 토크쇼 진행 데뷔 30년을 축하하는 자리로 마련되었고, 특히 이번 주말 경기를 앞둔 ‘슈퍼볼’을 테마로 유머러스하게 진행되었다. 소녀시대는 <레터맨 쇼>의 30년 전 첫 번째 게스트였던 빌 머레이, 레지스 필빈과 함께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방송에서 눈길을 끈 점은 다른 게스트들이 퇴장하지 않고 소녀시대의 공연을 함께 지켜봤다는 것. 레터맨은 평소처럼 프로그램 종료를 5분여 남겨두고 소녀시대의 새 음반을 간단히 소개한 후 공연을 지켜봤으며, 머레이와 필빈 역시 무대 오른쪽에서 그들의 공연을 흥미롭게 지켜봤다. 특히 레터맨은 공연 이후 “That was lovely”, “감사합니다”라는 인사를 나누었고, 평소 방송 출연이 잦지 않았던 두 게스트 역시 마지막 인사 후 소녀시대에게 인사를 청했다.
토크쇼 출연의 효과
오랫동안 미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원더걸스 역시 2009년 7월 데이타임 토크쇼 <웬디 윌리엄스 쇼>에 출연한바 있다. 이 토크쇼는 앞서 언급한 <레터맨 쇼>나 <라이브! 위드 켈리>와 달리 일부 대도시에서만 한정 방영되고 있으나 동시간대 방영 프로그램 중 여성 시청자들에게 인기를 얻는 쇼다. 또한 원더걸스는 2일(현지시각) 오후 8시 청소년 전문 오락 케이블 채널 틴닉(TeenNick)에서 <원더걸스 앳 아폴로>라는 1시간짜리 TV영화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소녀시대의 토크쇼 출연이나 원더걸스의 행보는 그 자체로 볼 때 성공적이라 할 수 있다. 평균 시청률 3백만 명에 달하는 <레터맨 쇼>는 NBC <투나잇 쇼 위드 제이 레노>와 함께 대표적인 심야 토크쇼로 사랑받고 있으며, <라이브! 위드 켈리> 역시 평균 시청률 5백만 명에 달하는 데이타임 토크쇼 중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토크쇼에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다른 뮤지컬 게스트가 출연한다. 이들의 출연 소식 역시 중간 광고나 당일 광고에서 짧게 소개되기 때문에 아직 큰 의미를 두기는 이르다. 또한 소녀시대의 타겟 연령층이 아닌 30대 이상의 시청자들이 주를 이룬 토크쇼 출연으로 시너지 효과를 크게 기대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소녀시대의 방송 출연 자체에 대해 <스핀 매거진>은 짧지만 흥미롭게 소식을 다뤘고, 워싱턴 DC 소재의 매거진 <아틀랜틱>은 K-Pop의 미국 내 성공 가능성에 대한 심도 깊은 특집기사를 실어 소녀시대의 미국 진출은 물론 K-Pop에 대한 미국 미디어의 관심이 점차 늘어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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