겜블(Gamble, 미국·1999년 3월 개봉)
영화 ‘겜블’은 한 명의 트레이더가 경우에 따라 자신이 몸담고 있는 회사를 파산시킬 수도 있다는 사례를 극명히 보여준다. 더구나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는 점에서 지금도 증권가에서는 교훈으로 남아있다.
인도네시아 채권 정리 업무는 그의 인생을 바꾼다. 영화의 배경인 1990년대 말, 유럽 금융권에서 지구반대편 일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은 없었다. 아시아, 특히 동남아시아는 그들에게 투자대상이 아니었다. 그러나 주인공 닉이 이 업무를 맡으면서 인도네시아는 엄청난 성장을 시작하고, 2000%의 채권 수익을 안겨 준다.
은행 내에서 승승장구 하는 닉. 그는 자리를 옮겨 트레이더로 자신의 야망을 넓힌다. 베링스 은행은 그에게 아시아 금융의 핵심 도시 중 하나인 싱가포르 지점을 맡기고 아시아 주식 담당으로 임명한다. 닉은 본사와 떨어져 감시가 느슨한 싱가포르에서 거래를 늘려간다. 한 때 그는 회사 수익의 5분의 1을 안겨줬다.
일부 증권사들은 트레이딩 사업부서 내에 자기자본으로 주식, 선물, 옵션 트레이딩을 하는 팀을 따로 운영한다. 이들이 하루 동안 거둬들이는 수익은 수십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반대로 손해 규모도 일반인들이 상상하기 힘들정도로 크다.
철저히 팀으로 운영되는 트레이더들은 이직을 할 때도 팀 단위로 움직이곤 한다. 이 때문에 팀 리더의 역할이 중요하다. 오히려 어느 회사에 속해 있느냐 보다 어느 팀에 서 일하느냐를 더 중요하게 여길 정도다.
이들의 투자 방법과 과정은 고도로 복잡해 자세히 알기는 힘들다. 지금의 트레이더들은 자기 판단 뿐 아니라 알고리즘을 이용해 거래를 한다. 프로그램 매매로 리스크를 낮추고, 주가 폭락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영화의 실제 인물인 닉 리슨은 1995년 싱가포르에서 6년6개월의 징역형을 언도받았다. 1762년 세워진 영국의 상징, 베어링은 이 사건으로 단돈 1파운드에 팔린다.
지선호 기자 like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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