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예능 출연에서 유머감각 과시 … 대권의지 우회적으로 표현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생애 처음으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 자신의 어린시절 추억을 이야기하며 친근하고도 인간적인 면모를 과시했다.
박 위원장은 2일 방송된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서 "12세에 청와대 생활을 시작했다"며 과거 청와대 앞마당에서 동생들과 찍은 사진, 새해에 찍은 가족사진, 중학교 시절 사진 등을 공개했다.
박 위원장은 또 이경규가 "올해가 흑룡띠인데, 환띠(환갑) 아닌가"라고 하자 "숙녀 나이를 그렇게 함부로 막 발설하는 건 고소감이 아닌가요"라고 농담으로 응수했다.
서강대 전자공학과의 '유일무이 공대녀'였던 박 위원장은 인기가 많았느냐는 질문에 "인기가 좀 있었다고는 볼 수 있는데... 이게 혼자 밖에 없으니까"라고 답했다. 좋아하던 사람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본받고 싶던, 선망의 대상이던 선배가 있었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사랑이었던 것 같다"고 했다.
한혜진이 자신의 헤어스타일이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지적하자 박 위원장은 "디테일이 중요하잖아요. 앞머리도 그렇고 10년 전하고는 다를걸요"라고 말했다. "오늘 (헤어스타일의) 포인트는 뭔가"라는 질문에는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말해 시청자들의 웃음을 터트렸다.
박 위원장은 이날 박정희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서거 당시의 충격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프랑스 공항에서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신문을 본 순간 온몸에 전기가 지나간 느낌이었다"며 "서울에 도착할 때까지 몇 시간을 한도 없이 울었다"고 했다. 또 "서울에 도착해 창문을 보니 아버지가 나와있었는데 굉장히 조그맣게 보였다. 아버지도, 나도 마음이 무너져내려 주체할 수 없었다"고 회생했다.
2006년 지방선거 당시 테러를 당한 것에 대해서는 "상처가 너무 깊어서, 얼굴이 갈라져서 자꾸 벌어져서 닫히질 않았다"며 "나중에 의사가 조금만 더 깊었어도 살지 못할 거라고 했다"고 말했다.
한편 박 위원장은 '버킷리스트(죽기 전 꼭 해야 할 일을 정리한 리스트)'가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짐작하실건데…"라고 말해, 대권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또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묘사해야 하는 퀴즈 코너에서는 "젊은이에게 인기 좋으신 교수 한 분이 계시다"고 설명했다.
조인경 기자 ik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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