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오르자 차익실현 나서···주식·펀드 환매 시기 문의 급증
#같은 날 강남의 한 증권사 객장. 이 모 차장은 주식을 매도하겠다는 고객들의 전화로 분주했다. 그는 "대부분 HTS(홈트레이딩 시스템)를 통해 거래는 직접하면서도 전화로 매도 타이밍을 묻는 투자자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코스피 지수가 1860선을 뛰어넘자 투자자들이 빨 빼는 타이밍을 찾기에 분주하다. 개인투자자들은 최근들어 주식과 펀드를 연일 팔고 있다. 이번 지수 상승을 차익실현과 현금화 기회로 삼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펀드 신규 설정액은 8월 이후 하루 평균 1422억원에서 지난주에는 433억원으로 줄었고 코스피가 1800선을 회복한 지난 12일에는 펀드해지 금액이 1000억원을 넘어섰다.
김순영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코스피가 불과 7거래일 동안 저점대비 10.1% 상승했고 코스피 주가수익비율(PER)도 8.43배까지 단기간에 급등했다"며 "신규 투자 감소와 해지물량 출회로 펀드로 흡수됐던 자금이 빠져나갈 개연성이 높다"고 말했다.
주식시장에서 개인의 매도세도 강화되고 있다. 지난 6일부터 17일까지 코스피가 12% 가까이 오르는 동안 개인 순매도 금액은 2조9860억원에 이른다.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하는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눈에 띄게 줄었다. 신용융자 잔고는 코스피가 2200선을 훌쩍 웃돌던 지난 5월초 7조원대에 육박했으나, 14일 기준 4조1188억원까지 떨어졌다.
하나대투증권 임세찬 연구원은 "코스피가 1600선 중반에서 1860선까지 빠르게 상승한 데다 대외 악재가 걷히지 않고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개인들이 팔자에 나선 것"이라며 "단기적인 조정을 받을 수 있겠지만 유럽문제가 해결되는 쪽으로 갈 수 있기 때문에 최근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라면 환매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 기관 등의 방향이 '사자'였기 때문에 개인들의 매도가 상대적으로 많게 비춰진 측면이 있다"며 "연속 상승에 대한 부담 등으로 단기 매물이 쏟아진다면 개인은 다시 매수에 나설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서소정 기자 ssj@
김유리 기자 yr61@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