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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나경원과 박원순이 그리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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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나경원과 박원순이 그리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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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성정은 기자]뜨겁다. '나경원 대 박원순'으로 정리된 서울시장 보궐선거전(戰) 얘기다. 뜨거운 만큼 궁금하다. 그들이 어떤 사람인지, 무슨 생각을 하며 살아왔는지가 궁금하다. 그래서 책을 들춰본다.

서울에는 1000만 명이 넘는 시민이 산다. '1000만 서울호'의 선장을 뽑는 일 아닌가.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고 한다. '사람=책'이라는 등식이 여기에서 나온다.
서울시장직에 도전한 그들의 생각을 통해 21세기 서울의 미래를 그려볼 수 있도록 이들이 낸 책들을 읽어볼 것을 권한다.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의 저서 '세심-나와 세상을 바꾸는 마음의 힘'과 박원순 범야권 후보의 저서 '박원순의 아름다운 가치사전'이 그것이다.

◆나경원의 '세심'=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는 아프다. 딸 생각을 하면 그렇다. 잘 알려진 대로, 그의 딸은 다운증후군을 앓는다. 올해 열여덟. 고등학교 3학년이고 특수반에서 공부하는데, 전국 장애인 기능실기대회에 서울시 고등학생 대표로 뽑혔을 만큼 예쁘게 자라났다.

중심을 잡기가 쉽지만은 않았을 거다. 딸을 이처럼 잘 길러내고, 열네 살 난 아들을 미국 명문 사립학교에 보내 공부시키기까지, 둘 모두에게 사랑을 골고루 나눠주기까지, 판사인 남편을 내조하기까지, 그러면서 대한민국 유력 정치인으로 거듭나기까지 말이다.
이런 나 후보에게 '세심(細心)'은 숙명이었다. '작은 일에도 꼼꼼하게 주의를 기울여 빈틈이 없는 마음'이란 뜻이다. 세심하지 못했다면 딸과 아들 사이에서, 자녀와 남편 사이에서, 가족과 성공 사이에서 진작에 거꾸러졌을 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런 나 후보에게 비친 서울의 모습은 딱한 처지 그 자체다. 지난해 기준으로 서울시와 투자기관의 부채는 19조원을 넘어섰다. 시민 한 사람 당 47만여원씩 떠안아야 한다. 아이들 점심밥 주는 문제는 아직도 해결이 안 됐고 한강은 정치의 전쟁터로 변질됐다. 세심하지 못했던 탓일 수도 있다. 오세훈 전 시장, 이명박 전 시장, 고건 전 시장 등 역대 시장들 얘기다. 오죽하면 나 후보가 정치적 동지인 오 전 시장의 과오를 인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부채청산'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을까.

성공한 사람들, 훌륭한 사람들은 "세심하라"고 말한다. 징기스칸은 "일을 성사시키려면 세심해야 한다"고 당부했고,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늘 작은 것에 힘쓰라"고 말했다. 나 후보는 헬렌 클럭 전 뉴질랜드 총리가 자신과 사진을 찍기 직전 '단추를 잠그는 게 나을 지 푸는 게 나을 지'를 묻는 걸 보고 비범한 사람들의 공통인자인 '세심'을 되새겼다고 한다.

나 의원은 이런 얘기를 지난해 펴낸 그의 저서 '세심-나와 세상을 바꾸는 마음의 힘'에 모두 담았다. '진짜 서울시장감'을 저울질 하는 서울시민이라면 나 후보의 '세심'을 한 번 살펴보고 다시 저울에 올려보길 권한다.

◆박원순의 '아름다운 가치 사전'=최근 후보 단일화로 50%에 이르는 안철수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의 지지율을 등에 업은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의 생각은 '박원순의 아름다운 가치사전'에 그대로 녹아 있다. 박 후보가 인생 55년을 살아오면서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를 직접 골라 엮은 책이니 두말 할 필요도 없다.

박 후보는 이 책에서 "내가 소중한 가치로 꼽은 '신뢰'나 '배려', '나눔' 등은 어떻게 보면 구태의연한 가치들이지만 우리 사회가 이들 가치를 제대로 실현하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이런 가치들을 함께 되새기면서 우리 삶의 모습을 되돌아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한다. 평범해 보이는 이들 가치를 하나씩 실천해 나가다보면 한국 사회를 보다 풍요롭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박 후보의 구상이다.

그가 인생을 걸고 지켜야 할 가치로 꼽은 것들 가운데 눈에 띄는 건 '배려'와 '정의로움'이다. 박 후보는 배려를 '남이 내게 해줬으면 하는 것을 먼저 남에게 해주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비슷한 말로는 '눈높이 맞추기', '남에게 공(功) 돌리기', '타인 존중하기'가, 반대말로는 '이기주의', '생색내기', '안하무인' 등이 있다고 적은 그는 "누군가가 원하는 호칭으로 그를 불러주는 것도 하나의 배려"라며 "서로 불편을 겪고 불쾌해지지 않으려면 모두가 '배려꾼'이 되도록 노력해야 하며, 이런 노력들이 새로운 사회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한다.

박 후보는 '배려'와 함께 '정의로움'을 인생의 또 다른 중요한 가치로 내세운다. 그가 말하는 '정의로움'은 '각자 누릴 수 있는 몫을 제대로 누리는 것'이다.

마땅히 옷을 벗어야 할 때 기꺼이 옷을 벗는 것과 공정 무역을 생각해 일부러 맛 없는 커피를 선택하는 것, 뜻이 맞는 시민단체에 가입해 자원 봉사를 하는 것 등이 바로 정의로움이라는 게 박 후보의 얘기다.

그가 그리는 세상은 이렇게 '배려'와 '정의로움', '용기', '열정', '신뢰', '겸손' 등을 발판으로 하고 있다. '박원순의 아름다운 가치 사전'은 박 후보가 꿈꾸는 세상이 어떤 모습인지 궁금한 사람들에게 충분한 답이 돼줄 것이다.

세심-나와 세상을 바꾸는 마음의 힘/ 나경원 지음/ 중앙북스/ 1만1000원
박원순의 아름다운 가치사전/ 박원순 지음/ 위즈덤하우스/ 1만3000원



김효진 기자 hjn2529@
성정은 기자 je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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