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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스티브 잡스가 남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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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천재, 선구자도 병마는 이겨내지 못했다. 여기서 만족할 사람이 아니고, 더 보여줄 것도 많았겠지만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시대 이후는 세계 IT 업계에 숙제로 남겨 놓고 스티브 잡스는 떠났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IT 업체들과 스티브 잡스는 복잡한 애증의 관계다. 스티브 잡스는 가장 강력한 경쟁자였지만 가장 뛰어난 조언자였고 IT 업계가 잘못된 방향으로 접어들면 스스로 방향타를 잡아줬던 인물이었다.
수년전 한 IT 업계 인사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애플에 대해 이렇게 평했다.

"혁신에 있어서는 사실 MS가 더 뛰어나다. MS는 가장 먼저 시작하지만 그걸 성공시키는 방법을 모른다. 스티브 잡스는 남이 먼저 시작한 것을 어떻게 성공시키는지를 알고 MS가 돌파구를 찾지 못할때 해결책을 내 놓는다. 하지만 스티브 잡스도 대중화 시키는데는 약점이 있다. MS는 스티브 잡스가 내 놓은 해결책을 통해 전 세계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대중화 시켜오며 둘은 나란히 세계 최고의 IT 업체로 군림해왔다."

정확한 지적이다. 스마트폰을 일례로 들면 MS는 수년간 윈도모바일폰을 만들며 스마트폰 초기 시장을 주도해왔지만 소비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는 몰랐다. PC와 비슷한 인터페이스에 사람들은 실망했고 PC와 동일한 성능을 내기 위해 일반 휴대폰보다 커진 덩치를 사람들은 외면해왔다.
하지만 잡스가 PC보다는 성능이 떨어지지만 스마트폰으로서는 성능이 뛰어난 아이폰을 내 놓으며 돌파구를 열어젖히자 MS도 윈도폰을 내 놓으며 이를 대중화 시키고자 나섰다. 연말께 국내 출시되는 MS의 '망고폰'이 좋은 예다. 복잡하고 느렸던 운영체제(OS)를 단순화 시키고 태블릿PC용 '윈도8'은 더욱 정교해지고 쉬워졌다.

비단 MS와 애플의 관계뿐만이 아니라 삼성전자, LG전자를 비롯한 국내 휴대폰 업체도 애플과 비슷한 관계다. 휴대폰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디자인을 강조하거나 명품 브랜드와의 협업에 나서는 등 IT 산업과는 별 관계가 없는 곳에서 일전을 벌여왔다. 더 많은 기능을 담고 더 편리하게 만들기 보다는 포장만 잘 해서 내 놓다 보니 경쟁력도 잃어갔다.

애플이 없었다면 삼성전자의 갤럭시S나 LG전자의 3D폰 옵티머스3D도 없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만큼 스티브 잡스가 IT 업계에 남긴 소중한 조언들은 큰 울림이 되고 있다.

이제 스티브 잡스는 떠났고 애플은 주변의 예상대로 당분간 방향타를 잃은 채 침체 일로에 접어들 전망이다. 하지만 이를 호재로 받아들여서는 안된다. 스티브 잡스라는 개인 하나의 사망이 왜 이렇게 크게 받아들여지는지, 스티브 잡스가 숙제로 남긴 스마트폰 이후의 IT 혁신이 무엇인지를 가장 먼저 찾는 이가 앞으로 올 새로운 IT 혁명의 주인공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명진규 기자 a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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