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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 마음문 닫기 전 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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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 마음문 닫기 전 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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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버트런드 러셀은 그의 저서 '행복의 정복'에서 행복을 갉아먹는 요소 중 하나로 죄의식을 꼽는다. 그가 파헤친 죄의식의 원천은 어릴 적 어머니에게서 주입받은 관습과 인습이다. 대개 '성욕은 죄악이고 담배는 도덕과 양립할 수 없다'거나 '종교나 전통을 의심해선 안 된다'는 식으로 일방적이다. 이 속에서 아이와 어머니가 상호작용하기란 어렵다.
문제는 아이도 사람이라는 점이다. 금기는 대부분 자라면서 누구나 의심하고 거역하는 것인데 이를 죄악으로 내몰면 아이는 죄인이 될 수밖에 없고 죄의식 탓에 왜곡된 심리가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어머니가 아이 얘기를 잘 들어주면 그나마 나을텐데, 수많은 어머니가 자기도 근거를 못 찾은 권위와 관습을 앞세워 "어허"라고 꾸짖을 뿐이다.

그러면 아이는 자기만의 표현법을 찾는다. 흔히들 말하는 비행(非行)이다. 정말 하고 싶은 말은 따로 있는데 자꾸 엉뚱한 얘기를 늘어놓으며 삐딱선을 탄다. 또 야단맞기 싫어서, 죄인 취급 받기 싫어서다. 구스 반 산트 감독의 영화 '굿 윌 헌팅'의 주인공 윌 헌팅도 그렇다.

천재인 윌은 어려서 당한 매질 때문에 마음을 닫는다. 교정에 투입된 내로라하는 학자들이 보기 좋게 나가 떨어진다. '구원투수'로 등장하는 심리학자 숀 맥과이어는 윌의 얘기를, 아무리 급진적인 사상가라도 어긋나게 여길 법한 무례한 이야기를 정해진 상담시간 마다 그냥 가만히 들어준다. 그러고는 윌을 껴안고 "네 잘못이 아니야, 네 잘못이 아니야"라고 위로한다. 잘못한 게 없으니 숨을 필요도 없다는 것이다. 윌은 그제야 마음을 놓고 자기와 세상을 동시에 바라보기 시작한다.
심리학자이자 한국알트루사 상담소장인 문은희 박사는 이 땅의 수많은 엄마들에게 '아이와 마음을 나눈다고 자기 생각을 여과없이 쏟아내지는 않았느냐'고, '자기와 아이의 꿈이 같을 것으로 착각하지 않았느냐'고 따져 묻는다. 문 박사는 또 "엄마가 주고 싶은 사랑이 아니라 아이가 원하는 사랑을 주자"고 제안한다.

러셀이 말하는 죄의식에 아이를 묶어두기 싫다면, 아이가 윌처럼 숨어들기를 원치 않는다면 아이를 잠시 내버려두고 문 박사와 대화해 보기를 권한다.

엄마가 아이를 아프게 한다/ 문은희 지음/ 예담/ 1만3000원



김효진 기자 hjn2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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