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안풍(安風)'이 태풍으로 진화할 지 미풍에 그칠 지 아직은 불투명하다. 분명한 것은 기성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극에 달해있다는 점이다. 추석 명절을 맞아 지역구를 둘러본 여야 의원들 역시 '먹고 살기 힘들다'는 하소연이 가장 많았다고 고백한다. 정치권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입만 열만 민생을 외친다. 서민경제를 최우선적으로 챙기겠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정치권의 다짐은 늘 구두선이다.
여의도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실정치는 한마디로 정쟁이다. 해외토픽에나 나올만한 몸싸움이 주기적으로 반복된다. 예산안 처리는 물론 주요 쟁점법안의 처리를 놓고 여야 의원들이 고성과 욕설을 주고받는 것은 물론 주먹다짐을 벌이는 경우도 있었다.
국민은 지쳐있다. 치솟는 물가에 허리가 휘는 교육비, 숨이 턱턱 막히는 전셋값 등등. 하지만 우리 정치는 여의도라는 작은 섬에 고립돼 있다. 그들만의 리그에서 그들만의 언어로 이야기하다보니 국민은 선거 때 표를 얻기 위한 대상에 불과하다. '여의도정치'라는 표현이 부정적 뉘앙스를 지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서울시장 보선이 40여일 앞으로 다가왔고 내년에는 총선과 대선도 예정돼있다. 정치권은 선거에 연연하기보다 국민들과 먼저 소통해야 한다. 국민들은 매년 4월 벚꽃축제가 열리면 여의도를 찾지만 정치권은 여의도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야를 패닉에 빠져들게 만든 안풍이 태풍으로 커질 지 아니면 미풍으로 사라질 지 그건 오롯이 정치권의 몫이다.
김성곤 기자 skz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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