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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물·생명의 흔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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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사, 물고랑 사진 공개
-폭 0.45~4.5m 늦봄부터 여름까지만 관측
-과학자들 "소금물 흘렀을 가능성"…생명체 존재 기대감 확산

미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탐사우주선에 장착된 고해상도 카메라가 찍은 해상 표면 사진. 폭 0.45~4.5m의 물줄기들이 형성된 것으로 봐서 화성에 소금기 있는 물이 흘렀던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 제공=나사>

미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탐사우주선에 장착된 고해상도 카메라가 찍은 해상 표면 사진. 폭 0.45~4.5m의 물줄기들이 형성된 것으로 봐서 화성에 소금기 있는 물이 흘렀던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 제공=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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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또다시 화성이 무대에 등장했다. 화성에 현재 물이 흐르고 있을 가능성을 암시하는 증거가 발견됐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최근 발표다. 지금까지 화성에서 발견된 물은 고위도대 지역의 얼음 형태였다.

'흐르는' 물의 가능성은 최초다. 기대감도 덩달아 커졌다. "화성에 정말로 생명체가 존재하고 있는 게 아닐까?"
화성에서 물의 증거를 발견하려는 노력은 다각도로 이뤄져 왔다. 물이 있다면, 생명체가 있다는 얘기다. 액체 상태의 물은 생명체 발생의 필수 조건이다. 세포의 삼투압 작용 등 생명의 기본 작용이 물에 빚지고 있다. 특히 화성은 태양계 행성 중 지구와 가장 환경이 비슷해 오래 전부터 물과 생명체 존재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하지만 현재 화성에서 물이 액체 상태로 있기는 어렵다. 온도와 기압이 낮아 물이 바로 얼어버린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과거 화성에 액체 상태의 물이 대량으로 흐르고 있었으며 지구처럼 바다가 존재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초로 화성 탐사에 성공한 인공위성은 나사의 화성탐사 프로젝트인 '바이킹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발사된 '마리너 9호(Mariner-9)'다. 1971년 화성 궤도에 진입한 마리너 9호는 화성 전체 면적의 70~80%에 해당하는 지역의 사진을 촬영해 지구로 전송했고 약 20개에 달하는 화산을 발견해냈다.
화성에 물이 흐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의문을 제기한 것 역시 바이킹 프로그램이다. 전송된 이미지를 분석한 결과 한때 비가 내린 것 같은 계곡들이 발견된 것. 운석들이 충돌한 '크레이터'도 여러 개 발견됐다. 충돌로 인해 토양 속의 얼음이 녹으며 물이 흘러내렸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화성에 얼음 형태로 존재하는 물의 양은 상당하다. 화성의 남극과 북극이 얼어서 하얗게 빛나는 부분을 '극관'이라고 부르는데, 봄에 해당하는 기간에는 극관이 위도 50도 부근까지 확대된다. 이 극관 부분은 이산화탄소 85%, 물 15%로 구성돼있다.

남극 지역의 경우 극관 부분의 얼음 두께가 3킬로미터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고, 면적도 160만 Km3으로 측정됐다. 만약 얼음이 모두 녹는다면 화성 전체가 깊이 5,6 미터의 물에 잠기게 되리라는 분석이다.

지표면에서도 빙산의 증거가 발견된다. 2006년 화성 탐사를 시작한 화성궤도탐사선 (MRO)이 보내온 영상들을 분석하자 북부 평원 지대에서 폭 100~400m의 크레이터와 큰 돌들이 모여 거북이 등껍질처럼 사슬 모양으로 이어지는 지형이 발견됐다. 지구에서는 흔한 주빙하 지형이다. 기온이 낮고 물이 얼었다 녹기를 반복하는 기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나사는 화성에 매우 차가운 바다가 있었고, 대량의 빙산과 빙하가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번에 제시된 MRO 관측사진의 의미는 '흐르는 물'이 발견됐다는 것이다. 화성의 중저위도 지역 지표면에 액체 상태의 물이 흐르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공식 발표가 나왔다. 증거는 MRO가 전송한 사진들이다. 물줄기와 비슷한 모양으로 화성의 표면에 수없이 많은 고랑이 패여 있다. 폭은 0.45~4.5 미터 정도로 길이는 수 백 미터에 달한다. 일부 지역에서는 고랑이 1000개 이상 발견됐다.

나사는 일단 이 물줄기가 민물이 아닌 소금물일 것으로 보고 있다. 염분이 포함되면 물이 어는 온도가 더 낮아진다. 민물이라면 해당 지역 온도에서 얼어 버리지만, 소금물은 액체 상태로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지역보다 어둡게 보이는 이 고랑들은 경사면에서 늦봄부터 여름까지 나타났다가 겨울이 되자 사라졌고, 다음해 봄에 다시 나타났다. 증발할 수 있는 물질임을 암시하는 셈이다. 그러나 고랑이 물에 젖어서 어둡게 보이는 게 아니라 다른 이유 때문에 어두워 보이는 것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아직까지는 물이 '흐르고 있다'고 단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희망을 걸고 있다. 나사는 이번 결과에 대해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한다는 증거에 매우 가깝다"고 설명했다. 얼음상태의 물이 고위도와 중위도 지역에서 발견됐고, 최근에 형성된 계곡도 물의 흐름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또한 화성 탐사로봇 '피닉스'의 표면에 물방울처럼 보이는 것이 맺힌 사진이 찍힌 적도 있다. 이와 관련해 나사는 "화성의 생명체 존재 가능성을 확신할 수 있는 단계에 가까워졌다"며 "향후 유인탐사의 가치가 있다는 점을 확신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인류가 화성에 착륙해 미지의 생명체를 찾아 나설 날이 머지않은 셈이다.



김수진 기자 s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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