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들의 침묵
국내 증권가에도 이런 홍길동이 즐비하다. 바로 '증권가의 꽃'이라는 애널리스트들이다. 홍길동이 '호부호형'을 하지 못했다면 이들은 매도, 즉 '주식을 팔라'는 말을 입 밖에 내지 못한다.
골드만삭스가 국내의 잘나가는 기업들에 대해 '매도' 의견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올 상반기에도 고려아연, 동국제강 등에 대해 매도 리포트를 내놨고 그때마다 해당 기업의 주가는 크게 출렁거렸다.
투자자들이 골드만삭스의 투자 의견을 따르는 이유는 뭘까. 골드만삭스에 대한 절대적 신뢰 때문일까. 아니다.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국내 증권사들이 '매도' 의견을 내지 않기에 골드만삭스를 비롯한 외국계 증권사들이 가끔 내는 이 특별한 의견에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러니 투자자들은 외국계 증권사들을 국내사보다 더 신뢰할 수밖에 없다. 안 그래도 '외국인의 놀이터'라는 조롱을 받는 국내 증시인데 투자 의견에 대한 주도권마저 외국계에 뺏기고 있는 셈이다. 이를 고치려면 애널리스트들이 용기를 내 당당하게 투자 의견을 내는 수밖에 없다. 국내 증시가 홍길동의 이상향 '율도국'이 되려면 이들의 '호부호형'이 반드시 필요하다.
정호창 기자 hoch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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