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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 씨, 은설 씨와 친구가 되는 건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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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 씨, 은설 씨와 친구가 되는 건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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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보스를 지켜라>에서 차무원(김재중) 본부장의 방을 찾은 서나윤(왕지혜) 씨가 턱 끝을 올리고 눈을 내리깐 채 “자리 좀 비켜주실래요?”하며 비서 양하영(이희원) 과장을 무시해치우는 순간 또 다시 익숙한 얘기가 시작되겠구나, 하는 불길함 예감이 들더군요. 멀리는 SBS <파리의 연인>의 문윤아(오주은)에서부터 가까이는 <시크릿 가든>의 윤슬(김사랑)까지, 오만방자한 재벌가의 딸로 주인공 커플의 사랑을 훼방 놓는 얄미운 캐릭터를 그간 우리가 오죽 많이 봐왔어야 말이죠. 가만 보면 학교 선생님보다, 간호사보다 더 흔한 게 재벌 딸이지 않나요? 하물며 <보스를 지켜라>와 엇비슷한 속도로 전개 중인 주말극 <여인의 향기>에도 똑 같은 설정의 되바라진 재벌 딸이 나옵니다. 주인공 강지욱(이동욱) 역시 ‘라인투어’라는 기업 대표의 외아들이자 ‘본부장’이 직업인 인물이니 이에 합당한 재벌 딸이 또 갈등 요인으로 등장할 밖에요. 바로 임세경(서효림)이라는 강지욱의 정략결혼 상대가 서나윤 씨와 비슷한 역할이더라는 얘기에요.

어쩐지 귀여워 보이고, 그래서 안타까워요


소심한 복수와 ‘교육의 힘’으로 마인드 컨트롤하는 모습까지, 나윤 씨 기존 재벌 딸들과는 다르더라구요.

소심한 복수와 ‘교육의 힘’으로 마인드 컨트롤하는 모습까지, 나윤 씨 기존 재벌 딸들과는 다르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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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나이에 모 카드 회사 경영전략담당 상무라는 거창한 직함을 갖고 있는 임세경은 그 동안 우리가 접해온 재벌 딸 캐릭터의 못된 점만을 집대성 시킨 인물이라고 할 수 있겠더군요. 알고 보니 순수한 마음으로 사랑했던 애인에게 철저히 이용당한 딱한 사연을 지녔지만 그럼에도 측은지심이 생기지 않을 정도로 교만하기 짝이 없으니 말이에요. 그래서 사실 서나윤 씨도 별 다르지 않으리라 여겼던 거죠. 그런데요. 차지헌(지성) 본부장의 비서 노은설(최강희) 씨와 본부장 방 앞에서 맞닥뜨린 순간, ‘아무리 지인일지라도 규정에 따라 달라’며 저지하는 노은설 씨의 손길에 굴복하는 모습에 이번엔 좀 다른 아가씨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니나 다를까 가만히 지켜보니 허당도 그런 허당이 없더라고요. 차갑고 도도한 외모에 똑 부러진 말투지만 속을 빤히 다 내보이기가 예사고요, 번번이 천하무적 노은설 씨에게 당하면서도 아이스크림을 엉덩이에 묻히는 수준의 소심한 복수 밖에는 생각을 못하죠. 아마 임세경이었다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거액의 소송에 휘말리게 만들 계략을 꾸미든 아예 비서직에서 잘라 버리든 했을 겁니다.
저는 무엇보다 서나윤 씨가 주먹을 불끈 쥐고 ‘교육의 힘’을 되뇔 때가 참 귀여워요. 다시 만나보자는 서나윤 씨의 제안을 “지루해서. 넌 지금까지 추억 팔고 있었잖아. 다 아는 얘기, 빤한 얘기. 나 너랑 할 얘기 없는데”라며 단칼에 뿌리치는 냉정한 차지헌 씨 앞에서도 그랬고요. 한 마디도 말싸움에서 지지 않는 노은설 씨의 머리채를 잡고 싶었을 때도 두 손을 부여잡고 ‘교육의 힘’을 외치며 마음을 다잡았으니까요. 다시 말하지만 아마 임세경이라면 일단 따귀부터 올려붙이고 보지 않았을까요? 방자하기로는 두 사람 다 마찬가지지만 그나마 자신을 통제하려고 애쓴다는 점이 귀엽게 느껴지나 봅니다. 게다가 서나윤 씨의 앞날이 너무나 깜깜해 보이기도 해요. 어머니이신 그룹 부설 갤러리 황 관장(김청)님도 사윗감으로 두 청년을 두고 저울질인 모양이시고 마마걸인 서나윤 씨도 어머니의 뜻에 따라 오락가락하시는 중인가 본데, 차지헌 씨는 이미 노은설 씨에게 마음이 기울었고 차무원 씨까지 발을 한 짝 들이민 상황이니 이를 어째요.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는 건 시간문제라고요.

오늘부터 은설 씨와 친해지도록 해보세요


무원 씨를 얼른 잡고, 의리 넘치는 은설 씨를 친구로 만드는 건 어떨까요.

무원 씨를 얼른 잡고, 의리 넘치는 은설 씨를 친구로 만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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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뿐이 아닙니다. 차지헌 씨의 아버지 차 회장(박영규)님과 노은설 씨는 과거 노는 물이 같았다는 사실에 동지애를 느낀 건지 배포가 척척 맞는 사이로 발전할 예감이 들고, 더욱이 할머님(김영옥)까지 노은설 씨 편이 되실 것 같았어요. 손자의 모자란 부분을 노은설 씨가 채워 주리란 걸 꿰뚫고 계신 눈치였습니다. 그러니 차지헌 씨는 하루라도 빨리 포기하고 차무원 씨를 잡을 생각을 하는 게 좋지 싶어요. 차무원 씨가 비서 양 과장을 보는 눈길도 어쩐지 예사롭지 않은데다가 노은설 씨에겐 좀 더 호감을 갖고 있는 듯해서 말이죠.

문득 신기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이때껏 재벌 딸 걱정을 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거든요. 오만하고 배려 없는 인물 걱정은 더 더구나 해본 적이 없죠. 그런데 왜 이렇게 서나윤 씨에게 마음이 쓰일까요. 어쩌면 서나윤 씨가 바탕은 나쁘지 않은 사람이라고 느껴졌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속물근성의 어머니를 포함한 주변 환경이 서나윤 씨를 불손하게 만들었을 수도 있으니까요. 서나윤 씨에게 바라는 점이 한 가지 있다면 부디 노은설 씨와 가깝게 지냈으면 좋겠다는 거예요. 차지헌 씨의 부족함을 노은설 씨가 메워주듯 두 사람도 서로를 보완하는 평생의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제가 좀 세상을 살아봐서 아는데요. 노은설 씨 같은 의리파 친구를 만든다는 건 로또 당첨만큼 축하할 일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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