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교과서로 수업하면 과학실에 가지 않아도 모든 실험을 실제처럼 할 수 있다. 이날 '자기장'에 대해 배우는 과학수업 시간은 과학실이 아닌 교실에서 진행됐다. 학생들은 실제 자석과 나침반을 놓고 실험해보는 대신, 컴퓨터 화면에서 터치펜으로 자석을 클릭해 이리저리 움직였다. 그러자 자석이 움직일 때마다 나침반 바늘도 따라 움직였다. 실제와 똑같은 시뮬레이션이 가능한 것이다. 이연지 6학년 담임교사는 "과학교과서에 나오는 모든 실험을 모든 학생들이 직접 할 순 없다"며 "디지털교과서는 이런 현실적 한계를 넘어설 수 있다"고 말했다.
실험이 끝나자 "자기장을 생활에서 활용한 예를 검색해보라"는 선생님의 말에 아이들이 동시에 인터넷 검색을 시작했다. 교실 가운데 칠판에는 학생들의 컴퓨터 화면이 실시간으로 뜬다. 선생님은 돌아다니며 학생들의 컴퓨터 화면을 일일이 확인해보지 않아도, 모든 학생들의 상황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 이 교사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바로 어제 일어난 일까지 수업시간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스마트러닝의 최대 장점"이라며 "종이 교과서의 닫힌 지식이 아닌, 인터넷 공간의 열린 지식까지 배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과학실험뿐만 아니라 가본 적이 없는 문화재 답사도 스마트러닝으로 가능해진다. 이태원초(교장 유재준)의 사회수업시간, 신라의 문화재에 대해서 배우는 데 경주에 가본 학생은 한 명도 없다. 선생님이 "각자 준비해온 수업 자료를 제출해보라"고 하자, 학생들은 노트를 꺼내는 대신 태블릿PC를 펼쳐 스크린으로 전송했다. 학생들이 준비해온 첨성대, 다보탑, 불국사 등의 자료가 화면에 나타나자 이를 살펴보던 선생님은 "각 문화재의 위치를 찾아보자"며 구글 어스(google earth)로 검색을 시작했다. 그러자 곧 문화재가 담긴 위성사진이 스크린에 펼쳐졌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014년에 초등학교를 시작으로 2015년까지 초ㆍ중ㆍ고 전체로 디지털교과서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29일 밝혔다. 또 학생과 교사들이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내용을 배울 수 있도록 2015년까지 모든 학교에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교육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이란 인터넷 서버에 교육용 콘텐츠를 저장해놓고 필요할 때마다 수시로 자료를 내려 받아 사용하는 기술을 말한다.
이상미 기자 ysm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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