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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중 러' 억만장자 "러시아는 무법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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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블룸버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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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2003년 탈세 혐의로 8년 징역형을 선고 받고 수감 중 지난해 12월 추가 유죄 판결로 형량이 6년 늘어 오는 2017년에야 석방될 처지인 왕년의 러시아 최고 갑부 미하일 호도르코프스키(47).

미국의 경제주간지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는 호도르코프스키와 가진 옥중 서면 회견 내용을 최신호(16일자)에 실었다.
한때 러시아 최대 민간 기업이었던 석유업체 유코스의 전 회장 호도르코프스키는 변호사를 통해 전달한 서면에서 "러시아는 무법천지"라며 "러시아에서 사업하려면 매우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패가 만연한 나머지 경제의 효율성이 떨어지는데다 투자를 충분히 유치할 수 없다"는 것이다.

러시아는 석유·가스 등 천연자원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 이에 호도르코프스키는 "현재의 정치ㆍ경제 모델 아래서 러시아가 경제성장률 10%에 도달하려면 유가는 배럴당 200달러(약 21만5000원)를 웃돌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호도르코프스키는 유대인 아버지와 기독교인 어머니 밑에서 태어났다. 1986년 모스크바 멘델레예프 화공 대학을 졸업한 그는 컴퓨터와 브랜디 수입·판매 사업에 나서 돈을 좀 모은 뒤 1989년 메나테프 은행을 세웠다. 이때 큰 힘을 보태준 것이 대학 시절 가입한 콤소몰(공산주의 청년동맹)의 인맥이다.
14~28세 청년으로 구성된 콤소몰은 공산당원 양성을 위해 만들어진 옛 소련의 정치조직으로 구성원은 고용과 학자금 등에서 특혜를 누렸다.

호도르코프스키는 1990년대 중반 메나테프에서 재무·회계 업무를 담당하다 1995년 신흥 사업가들과 함께 보리스 옐친 대통령의 재선에 한몫했다. 그는 이듬해인 1996년 동업자 플라톤 레베데프와 함께 국영에서 민영으로 탈바꿈한 유코스 지분 78%를 3억900만 달러에 인수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 때인 2002년 호도르코프스키는 신흥재벌 '올리가르히'의 중추를 이룬 유대인들로부터 지원 받아 리투아니아 최대 석유회사를 인수하고 유코스를 러시아 제2의 석유업체로 키웠다. 그의 개인 자산도 한때 150억 달러로 늘어 미국에서 발간되는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는 2004년 그를 40대 이하 세계 최고 갑부로 선정했다.

그러던 중 2003년 10월 호도르코프스키는 사기·횡령·조세포탈 등 7개 혐의로 기소되고 2004년 유코스는 파산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야당에 정치자금을 댄 데 대한 푸틴 대통령의 보복이라고 주장해왔다.

대통령에서 총리로 변신한 푸틴은 내년 러시아 대선에 출마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호도르코프스키는 서면 인터뷰에서 "푸틴이 대통령에 다시 당선될 경우 변화의 불씨조차 사라질 수 있다"며 "새로운 유형의 지도자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현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재선돼야 "러시아가 5년 안에 법치ㆍ민주주의 국가로 탈바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베리아에서 핀란드 인근 북부 지역으로 이감됐다는 호도르코프스키는 수감자 이송 규정에 따라 지난 10일 모스크바를 떠난 이후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이진수 기자 com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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