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파 하우스캐디 섭외 위해 치열한 '물밑 경쟁'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캐디 좀 구해주세요."
국내에서도 매주 남녀골프대회가 열리고 있는 본격적인 프로골프시즌이다. 경기에 집중해야할 선수들은 그러나 요즘 '캐디 모시기'에 여념이 없다. 전문캐디가 극히 부족하기 때문이다. 보통 가족이나 선후배가 백을 메지만 그렇지 않은 선수들의 경우 개최 골프장의 캐디, 통상 '하우스캐디'를 고용하는데 베테랑캐디를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는 지난해까지 만해도 시드권자를 가나다순으로 순서를 정해 신청을 받고 골프장 쪽에 명단을 넘겨줬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골프장과의 협조가 원활하지 않다는 이유로 이마저도 없어졌다. 전적으로 선수들이 해결해야 하는 처지다. 남자대회도 상황은 비슷하다. 협회에서는 당연히 "캐디는 선수들이 감당해야 할 몫"이라는 입장이다.
전문캐디가 없는 선수들은 그래서 대회 때마다 골프장에 인맥을 동원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지인들을 통해 미리 캐디를 부탁하거나 연습라운드 도중 만난 캐디를 섭외하기도 한다. 이러다보니 코스가 까다로울 경우 그 골프장에서 오래 근무한 숙련된 캐디를 구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두둑한 팁을 기대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3라운드에 진출하고, 그것도 우승 등 상위권에 입상해야 한다. '컷 오프' 되는 선수들은 단 한 푼의 상금도 받지 못하고, 캐디팁도 통상 2라운드까지 정해진 비용만 지불한다.
물론 맡은 선수가 성적이 좋았을 때는 보너스도 있고, 보람도 크다. SK텔레콤오픈과 KB국민은행 스타투어 등 빅 매치에서 선수 캐디를 맡았던 스카이72골프장의 권한나 씨는 "처음에는 긴장도 많이 됐지만 경험이 쌓이면서 아마추어골퍼와는 다른 뿌듯함이 있다"며 "비용을 떠나 선수와 똑같은 마음으로 1타, 1타가 소중해지는 것을 느낀다"고 했다.
손은정 기자 ej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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