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중심 제약기업으로"···나스닥 상장 추진
SK㈜는 지난 2월 이사회를 통해 기존 라이프사이언스 사업부문을 100% 자회사인 SK바이오팜으로 물적 분할키로 결의했으며,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종 승인받았다.
총 자산이 3000억원 규모인 SK바이오팜에는 전문 연구인력 등 170여명이 포진해 있으며, 산하 연구개발(R&D)센터로는 대전 대덕의 신약개발연구소와 미국 뉴저지의 임상개발센터가 있다.
SK바이오팜은 중추신경계 분야 질병에 대한 신약 개발에서 글로벌 역량을 갖추고 있으며, 간질·신경병성통증·우울증·과민성대장증후군·만성변비·파킨슨병 치료제 등 신약 후보물질을 다수 개발하고 있다.
또 원료의약품 사업을 수행하는 CMS사업은 화이자, 로슈 등 세계 10대 제약회사와 제휴 관계를 맺고 AIDS치료제 중간체, 심혈관치료제 중간체 등 40여 종의 원료의약품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박상훈 사장은 "SK바이오팜의 출범은 SK그룹의 신성장 동력 사업 육성에 큰 획을 긋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면서 "신약개발사업이 보유한 중추신경계 분야 전문성과 글로벌 임상개발 역량을 기반으로 혁신적 신약 개발을 가속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다각적인 성장 전략 실행을 통해 기업 가치를 극대화해 단기간 내에 글로벌 R&D중심 제약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며 "적절한 시기에 미국 나스닥 상장도 추진하는 등 생명과학 분야의 글로벌 차세대 선두 주자로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성장성체' SK의 신수종 사업··중복 논란 있어=SK바이오팜 출범은 '성장 정체' 고민에 빠진 SK가 통신·에너지에 이어 생명과학분야를 차세대 신수종 사업으로 삼고 본격 뛰어들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지난 해 말 SK는 삼성·올림푸스 등과 더불어 국내 의료장비업체인 메디슨 인수 의사를 적극 표명한 바 있다. 결국 '지주사 요건'에 발목 잡혀 인수를 포기했지만, 의료기기·헬스케어 사업 등 생명과학 분야를 그룹의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확인한 셈이다.
올해 초 최태원 회장은 "R&D를 통한 미래기술 확보와 역량 있는 인재채용은 기업의 가장 중요한 경쟁력"이라며 녹색기술, 생명과학 등에 대한 집중 투자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바이오팜 출범을 두고 의구심이 상당하다. 그룹내 SK케미칼이 이미 라이프사이언스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중복 논란이 있는 데다, 두 회사 모두 신약 개발에 대한 R&D 분야를 확대하고 있어 접점이 생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SK그룹은 "SK케미칼은 병원 처방을 대상으로 한 신약개발과 판매에 주력하고, SK바이오팜은 중장기적인 연구개발이 필요한 분야의 R&D에 집중한다는 점에서 다르다"고 말했다.
한편 재계 일각에서는 '계열분리'가 논의되는 상황에서 SK가 보유하고 있는 SK바이오팜 지분을 SK케미칼에 매도하거나, SK가 SK케미칼이 영위하고 있는 의약부문을 양수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서소정 기자 s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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