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연가> 등 국내 창작 뮤지컬 시장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아시아경제 태상준 기자] 고(故) 이영훈 작곡가의 노래에서 영감을 얻어 창조된 창작 뮤지컬 '광화문연가'가 지난 20일 드디어 공개됐다. 국내 뮤지컬 시장이 과거에 비해 많이 커졌다고는 해도, 여전히 순수 창작 뮤지컬보다는 해외에 판권료를 지불하고 원작을 구매, 제작이 진행되는 번안 뮤지컬 혹은 라이선스(licence) 뮤지컬의 비중이 높은 것이 현실이다. '광화문연가'의 오픈을 계기로 국내 창작 뮤지컬 시장의 현재를 살펴본다.
올해 국내 뮤지컬 시장은 숫자로만 보면 창작 뮤지컬 풍년이다. 라이선스 뮤지컬이 압도적으로 많았던 2010년과는 달리 2011년에는 '광화문연가'와 '미녀를 괴로워'를 비롯하여 '내 이름은 김삼순' '파리의 연인' '과속 스캔들' 등 이미 TV 드라마와 영화로 큰 인기를 얻었던 작품들이 무대로 나올 준비를 마쳤다. 국내 유수의 뮤지컬 제작사들이 창작 뮤지컬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가 흔히 일반 대중이 생각하듯 높은 판권료와 공연료 절감 때문은 아니다. 그보다는 오리지널리티를 가진 작품 개발 과정의 높은 성취도와 '난타' '명성황후' '사랑은 비를 타고' 등 국내 뮤지컬의 활발한 해외 진출 가능성과 해외 판권 판매 등이 더 큰 동기로 작용한다.
여기서 '김종욱찾기'는 유독 주목할만한 작품이다. '싱글즈' '내 마음의 풍금' '라디오스타' 등 주로 성공적인 영화와 드라마가 뮤지컬로 장르를 바꿔 선보인 것과는 달리 '김종욱찾기'는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뮤지컬에서 영화로 간 경우다. '김종욱찾기'는 작년 뮤지컬 원안과 각색, 연출을 맡았던 장유정 감독이 임수정, 공유 주연의 영화로 완성해 큰 화제가 되었다. 폭발적인 흥행을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영화 '김종욱찾기'를 제작한 CJ E&M 영화사업부문 임상진 컨텐츠팀장은 "'내부적으로 상당히 의미 있는 시도였으며, 앞으로도 '원 소스 멀티 유즈'의 대표적인 사례로 삼아 2012년 유사한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모든 창작 뮤지컬이 이처럼 '맑음'은 아니다. 엔니오 모리코네의 '가브리엘의 오보에'가 인상적인 '미션'의 창작 뮤지컬은 배우들의 미숙한 연기력과 어색한 안무 등으로 관객들의 불만을 사 국내 뮤지컬 역사상 최초로 리콜을 선언하는 불명예를 감수해야만 했다. '모차르트'로 엄청난 티켓 파워를 입증했던 김준수 주연의 '천국의 눈물'도 흥행에는 성공했지만, 뮤지컬의 외적 만듦새 부분에는 의문을 표하는 관객들이 많았다.
다시 '광화문연가'로 돌아오자. 이영훈의 30여 곡 남짓한 노래의 가사에서 이야기를 새롭게 창조한 '광화문연가'는 '광화문 교회당'을 배경으로 세 남녀의 가슴 아픈 사랑을 그린다. 윤도현, 송창의, 김무열 등 뮤지컬의 슈퍼스타들이 대거 합류했다. 일단 분위기는 좋다. 과연 '광화문연가'는 창작 뮤지컬의 좋은 선례로 남을 수 있을까? 이제 공은 관객들에게로 넘어갔다.
태상준 기자 birdc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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