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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나무새>, 클리셰 활용법의 좋은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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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나무새> 첫 회 KBS2 수-목 밤 9시 55분
TV 속 세상은 자식을 버린 어미들의 속울음과 버려진 아이들의 눈물로 가득하다. <가시나무새>로 말하자면 그 세계 안에서도 전위에 설만한 작품이다. 버림받은 상처보다 엄마에 대한 그리움이 더 앞서는 보육원의 천사 소녀 정은(김소현), 그녀를 동정하고 좋아하지만 정작 자신이 입양아임이 밝혀지자 정은의 불운이 전염됐다고 생각하며 미워하게 된 유경(윤정은), 그리고 냉정한 큰어머니와 생모에게 모두 상처받는 영조(이민호). <가시나무새>의 첫 회는 고아, 입양아, 서자 등 버림받은 아이들의 거의 모든 유형을 펼쳐 놓는다. 관습적 코드를 이야기의 핵심 동력으로 삼는 경우 문제는 그 자체보다 그것을 활용하는 방식에 있다. 그런 의미에서 <가시나무새> 첫 회에 등장한 두 개의 주요한 출생의 비밀은 분명히 진부했지만, 다른 한편에선 흥미로운 가능성 또한 남겨 놓았다. 즉 유경의 생모가 영화배우 윤명자(차화연)라는 것과 성인 정은(한혜진)과 유경(김민정)의 대화 속 ‘그 아이’가 유경의 친자라는 것은 충분히 예측 가능한 전개다. 하지만 그 뻔한 사실이 흥미진진해지는 것은 ‘그 아이’와 명자를 사이에 두고 정은과 유경의 삶이 선과 악의 데칼코마니로 정확하게 갈라지게 되기 때문이다. 정은은 환상의 어머니 명자에게서 위로를 받고, 유경은 자신을 버린 명자로 인한 증오와 상처를 자식에게 물려주며, 정은은 ‘그 아이’를 자신이 키우며 사랑으로 고통을 극복하려 한다. 저 물고 물리며 교차되는 삼대 모녀지간의 사각관계에 대한 기대는 다분히 전형적인 통속극의 전개를 보여준 첫 회의 아쉬움을 넘어서는 것이다. 결국 <가시나무새>에 대한 기대는 자극적인 상처 자체보다 동일한 상처가 인간의 삶을 어떻게 다르게 변화시켜 가는가에 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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