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국내에 단 한 대 뿐인, 30년 된 차를 누가 살까.'
자취를 감췄던 희귀한 중고차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대다수 차량은 희소가치를 인정받아 가격이 예상 외로 높은 탓에 매매 실적은 부진하지만 한 시대를 풍미했던 올드카로 과거 명성을 둘러싼 자존심 대결이 볼 만하다.
17일 복수의 온라인 중고차 매매 사이트에 따르면 국산차 기준 현재 등록돼 있는 희귀 차량 매물은 30여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20~30여년 전 출고돼 현존하는 수량 자체가 극소수인 차량들이다. 과거 국내 자동차 제조 기업의 양대 산맥이었던 현대와 대우의 대표 차종인 포니 시리즈와 프레스토, 스텔라, 그라나다, 맵시나, 르망, 임페리얼, 에스페로 등 추억의 매물들이 줄줄이 등록됐다.
가격대는 차량 상태와 연식 및 희소가치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적게는 수십만원, 많게는 최대 7000만원에 이른다. 1980년식 현대 포니 1.4 모델은 7000만원에 등록된 상태로 차주는 국내 최초 오토미션 장착 모델인 점과 교통 박물관 전시회에 참가했던 점 등을 내세웠다. 차주는 "아끼고 아끼던 차량으로 팔고 싶은 마음이 없었지만 개인적인 사정으로 내놓게 됐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이처럼 희귀 차량을 오랜 기간 소유했던 차주들은 공통적으로 당시 새 차와 비교해 손색이 없을 만큼 관리에 심혈을 쏟았던 점을 강하게 호소하면서 애착을 드러냈다.
28년 전 출고돼 국내에 단 3대뿐인 대우 맵시나 1.3 모델을 1850만원에 내놓은 차주는 "소장가치 100%인 차로 튜닝한 것 없이 순정 그대로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고 당장 운행이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국내에 한 대 뿐인 현대 그라나다 V6 모델을 판매한 차주는 "오리지널 흰색 도장 차량은 국내에 1대뿐"이라며 차량을 소장해 줄 올드카 마니아에게 양도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희귀 차량은 올드카 마니아뿐 아니라 기업체로부터 러브 콜을 심심찮게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올드카를 소유한 한 차주는 "당시 제조사 관계자로부터 차를 매입하고 싶다는 전화를 받았지만 가격이 맞지 않아 판매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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