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진동약해져 찬공기 남하
올해 추위는 맹위를 떨치고 있다는 말이 틀리지 않을 정도다. 기온은 지난 해 12월 말부터 급락하기 시작했다. 올들어 지난 2일에는 처음으로 한강이 얼어붙었다. 겨울에 한강이 얼어붙은 것은 평년보다 11일이나 빨랐다.
이같은 맹추위의 이유는 뭘까. 기상청은 '북극 온난화'에서 그 원인을 찾고 있다. 지난 해 11월 중순부터 북극 기온이 상승하면서 북극의 찬공기 소용돌이가 약화됐고, 북극지방의 찬 공기가 중위도로 내려와 기온이 떨어졌다는 게 기상청 설명이다.
북극은 올해 유례없이 따뜻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미국 국립설빙자료센터(NSIDC)에 따르면 최근 온난화로 북극의 해빙(바다얼음)은 눈에 띄게 줄었다. 지난달 북극 해빙의 면적은 평균 1200㎢로 지난 1979년 이후 가장 적은 12월 해빙 면적을 기록했다. 얼음이 줄어들면서 1월이면 섭씨 영하 35도를 기록하던 북극 지방의 온도는 10도 가까이 오른 영하 25도를 기록하고 있다. 북극과 가까운 곳에 있어 11월이면 얼어붙던 캐나다 북부 허드슨만과 배핀섬도 12월까지 얼지 않은 채로 있었을 정도였다.
북극진동은 북반구 북위 60도 이상의 고위도 해면기압과 중위도 해면기압을 측정해 차이를 계산하는데, 0을 기준으로 마이너스(-)5와 (+)5사이다. 기상청의 김지영 연구관은 "현재 북극진동이 -4를 기록하고 있다"면서 "이 정도면 북극진동이 매우 낮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극지방의 기온이 올라가 북극지방과 저위도 지역간의 온도차가 줄어들면 북극의 찬 공기를 감싸고 있는 제 트기류의 힘이 약해지면서 한기가 빠져나와 동아시아와 중부유럽, 북미 지역으로 쏟아져 내리게 된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중위도 지역의 이상한파는 바로 여기에 이유가 있다.
우리나라는 극지방 한기의 축이 동편에 있어 북미나 유럽지방보다 한파의 피해가 덜하다. 올해 북반구 중위도 지역 곳곳을 강타한 한파와 폭설은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영국에는 지난 해11월에 최저기온이 섭씨 영하 18도로 떨어졌고, 중국 남북부 역시 평년보다 10도 낮은 영하 45도의 추위에 시달리고 있다.
기상청은 북극 한파의 축이 당분간 동아시아에 머물것으로 예상했다.1월 내내 추운 날이 많을 것이란 얘기다.
김수진 기자 sjki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