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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부부도 할 수 있다! 사교육 없이 우리아이 키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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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상미 기자] 지난해 통계청에서 발표한 생활시간 조사에 따르면 맞벌이 가정의 아내는 가족을 보살피는 데 하루 평균 42분의 시간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맞벌이가 아닌 가정의 아내가 2시간 7분을 쓰는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한편 맞벌이 여부와 상관없이 남편들은 가족을 보살피는 데 시간을 많이 들이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맞벌이 가정의 남편은 13분, 맞벌이가 아닌 가정의 남편은 20분을 쓰는 게 고작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요즘 대부분의 맞벌이 부모들은 아이들을 학원에 맡긴다. 그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하는 부모들은 많지 않을 텐데 말이다.

지난 2일 서울시교육청(교육감 곽노현)에서 주최한 '사교육 없는 자녀교육 성공사례' 발표회에서 알게 된 자녀교육 비법들을 소개한다. 20여명의 수상자들을 통해 우리는 다시 한 번 평범한 진리를 알게 되었다. 아이들에게 가장 훌륭한 선생님은 '엄마와 아빠'라는 사실이다.
동은이와 함께 책을 읽고 있는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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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끈한 관계를 만들기 위한 소통에 주력
광진구 양진초등학교 1학년 유동은 학생의 사례는 엄마ㆍ아빠가 가장 훌륭한 선생님이라는 것을 잘 보여준다. 유평준·강미영 부부가 마흔에 얻은 첫딸 동은이는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았다. 맞벌이 부모를 두었기 때문이다. 이사를 자주하다보니 동은이가 옮겨 다닌 어린이집과 유치원만 해도 6곳이나 됐다.
아이가 적응하지 못하고 산만해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던 부부는 담임선생님과 매일 보육일지나 편지로 소통을 했다. 집에서의 생활도 선생님이 알 수 있도록 가능한 자세하게 기록해 보냈다. 또 퇴근하고 돌아오면 언제나 아이가 잠들기 전까지 책을 읽어주고, 주말이면 집에서 쉬는 대신 아이들과 공원이나 수영장으로 함께 놀러 다녔다. 부부는 아이를 키우면서 함께 보내는 시간이 부족한 것에 대해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기보다는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에 서로 끈끈한 관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경험했다.

◆주변에 도움을 요청한다
동은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자마자 다시 난관이 찾아왔다. 입학과 동시에 한 달간 학교적응 기간이라 하여 아침 9시까지 등교하도록 한 것이다. 아침 7시 반에 출근하는 엄마와 8시에 출근하는 아빠는 비상이 걸렸다. 결국 아빠가 회사에 양해를 얻어 일주일간 동은이 등교를 도와주고 늦게 출근하기로 했다. 그렇게 일주일이 끝나갈 무렵 부부의 사정을 안 이웃의 학부모가 동은이와 자신의 아이를 함께 등교시켜 주었다.

미영씨는 "재량휴일에 학교에 가지 않는 날이거나 둘 다 출장을 가야하는 날이면 어떻게 돌볼 지부터 걱정한다"며 "아침에 출근 준비로 바빠 등교를 못 도와주는 것이나 학교 마칠 때 마중 나가지 못하는 것도 미안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 아이가 제대로 자라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의 속담을 떠올렸다. 부부는 친정어머니를 비롯해 동네 이웃들에게 품앗이 도움을 요청해 어려움을 해결해 나갔다.
할머니 칠순을 맞아 친척들과 함께 래프팅하는 동은이네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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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알림장 살피고 아빠도 학교활동 적극 참여
부부는 동은이의 학교생활을 보여주는 알림장을 매일 꼼꼼하게 확인한다. 오늘 아이가 어떤 숙제를 해야 하고, 어떤 학교행사가 있는지 바로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평준씨는 "우리 같은 맞벌이 부부들은 알림장을 잘 활용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보통 밤 9시가 넘어서 퇴근하는 미영씨도 "아무리 피곤해도 알림장을 보면서 아이가 오늘 학교에서 어떻게 보냈는지 확인하고 잔다"고 덧붙였다.
또 격주 토요일마다 아이와 함께 학교에 가서 그 동안 아이가 공부한 책과 노트를 살피고 단원평가를 어떻게 치르고 있는지 살펴본다. 이를 통해 아이의 진도나 학업성취도를 파악하고 시간이 되면 선생님을 뵙고 상담도 한다. 학교에서 아이가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는 모습을 보다보면 아이의 친구관계까지 알게 된다.

미영씨는 "바쁘더라도 부부가 일정을 잘 조율해 학교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게 좋다"며 "엄마의 역할로 한정짓지 말고 아빠가 적극적으로 나서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평준씨는 학기 초 녹색어머니회 활동, 점심 배식에 참여하면서 아이의 학교생활을 가까이서 들여다볼 수 있었고, 스스로도 학교와 친숙해지는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 운동회, 발표회뿐만 아니라 정규 공개수업이나 방과후학교 공개수업 등도 부부가 분담해 참여해왔다.

◆학교에 대한 믿음으로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 기르기
초등학교 입학 후 2달 동안 부부는 학교에서 돌아온 동은이를 할머니에게 맡겼다. 하지만 오후시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불안감이 들어 '어떻게 하면 좋을까' 고민이 많았다. 그러던 차에 학교에서 국어, 수학, 영어, 미술, 체육 등 다양한 학습 프로그램으로 채워진 방과후 VIP교실을 개설한다는 공고를 접하고 바로 신청했고,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정원이 총 10명으로 운영되는 방과후 VIP교실은 이 교실, 저 교실 옮겨 다니지 않고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묶어서 진행된다는 점에서 부부의 마음에 들었다. 강미영씨는 "보육과 교육을 동시에 책임질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 초등학교 저학년인 아이에게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학원에 다니는 아이들을 보면서 불안한 마음이 있던 터에 담임선생님의 조언 3가지를 따르기로 했다. 그 중 첫째는 아이들과 바깥놀이를 신나게 하라는 것, 둘째는 독서를 강요하지 말고 책과 가깝게 지내도록 하라는 것, 셋째는 선행학습을 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수락산 자연체험에 나선 동은이네 가족

수락산 자연체험에 나선 동은이네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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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주말마다 다양한 체험학습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북서울 꿈의숲 자연학습이나 수락산 체험교실에 참가하면서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신나게 뛰어놀 수 있게 했다. 둘째로 아이가 읽고 싶은 책을 마음대로 읽을 수 있도록 했다. 평준씨는 "나는 독서퀴즈를 하는 필독도서를 반복해서 읽었으면 했는데, 아이가 좋아하는 책을 찾아서 마음대로 읽기에 처음에는 섭섭하기도 했지만 나중에는 그것이 아이가 책 읽기를 싫증내지 않는 중요한 이유였음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선행학습을 시키면 수업시간에 집중력이 떨어지고, 산만한 아이가 될 수 있다"며 부부를 설득했다. 미영씨도 "아이에게 이것저것 먼저 시키기보다 스스로 필요로 할 때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며 "앞으로도 선행학습과 학원수업 대신 자기주도학습으로 아이를 키워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상미 기자 ysm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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