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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환율 문구' 엇갈리는 해석… 진보냐 후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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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경제 펀더멘털이 반영될 수 있도록 보다 시장결정적인 환율 제도로 이행하고 경쟁적인 통화 절하를 자제한다(10.23 경주 선언) "

"시장 결정적인 환율 제도를 이행하되 경제 펀더멘털이 반영될 수 있도록 환율의 유연성을 늘린다(서울 선언 초안)"
약 두 시간 반 뒤 발표될 서울 선언의 환율 관련 문구를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서울 선언 초안에는 "시장 결정적인 환율 제도를 이행하되 경제 펀더멘털이 반영될 수 있도록 환율의 유연성을 늘린다"는 문구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로서는 이 내용이 서울 선언에 그대로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현장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시장 기능을 기준으로 볼 때 이 문구는 지난 경주 선언문의 내용보다 한 발 나아간 것일까, 후퇴한 것일까.

▲"선언적 표현서 진일보"

이성한 국제금융센터 소장은 12일 "만약 이 문구대로 서울 선언이 이뤄진다면, 지난 달 경주 선언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간 합의로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경제 펀더멘털이 반영될 수 있도록 환율 유연성을 늘린다는 표현은 결국 중국처럼 경상수지 흑자폭이 큰 나라들이 이를 반영해 통화를 유연하게 절상해야 한다는 의미"라며 "이렇게 되면 미국과 같이 펀더멘털이 약한 나라의 통화는 자연스럽게 평가절하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따라서 "이 문구가 그대로 반영될 경우 선언적 수준에 머물렀던 경주 합의의 내용이 보다 구체화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 기능을 좀 더 살린다는 쪽으로 문구를 해석한 셈이다.

▲"필요시 환시 개입 전제"

반면 신현송 청와대 국제경제보좌관식 해석에는 다소 차이가 있다. 그는 이날 코엑스 미디어 센터에서 진행한 브리핑에서 '해당 문구가 확정될 경우 경주 선언을 기준으로 시장 기능이 강화된 것인가, 퇴보한 것인가'를 묻는 질문에 가치판단을 회피했다.

신 보좌관은 그러면서도 "경주 선언문 역시 '시장결정적 환율제도 이행'이라는 표현 뒤에 '근본적인 경제 펀더멘털이 반영될 수 있도록'이라는 표현이 있는 데 이 말이 중요하다"며 "이건 환율이 시장 결정적으로 간다고 해서 완전히 개입을 못하는 게 아니라, 펀더멘털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하면 (개입을)할 수도 있다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신 보좌관은 다만 "경제 펀더멘털이 균형 환율로 가고 있는데 인위적으로 개입을 하는 것은 안된다"는 단서를 달았다. 정부 고위 관계자가 환시 개입을 거론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후퇴에 무게실리나

신 보좌관의 해석은 지난달 23일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의 발언과 온도차가 있다. 당시 경주 선언문을 발표한 윤 장관에게 "지난 토론토 정상회의에서는 '시장지향적 환율'을 언급했는데 이번에는 '시장결정적 환율'을 지향한다로 표현을 바꿨는데 어떤 의미이냐"고 묻자 그는 "환율 결정 과정에서 시장의 역할이 더욱 강조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평행선을 긋는다면 '시장 기능 강화'와 '개입'은 각각 반대 편에 세울 수 있는 단어들이다. 따라서 이날 신 보좌관의 설명은 해석하기에 따라 서울 선언에 들어갈 환율 관련 합의가 경주 선언 당시보다 후퇴한 것이라는 고백으로 읽을 여지가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황인성 연구위원도 "만약 선언문 초안의 내용대로 서울 선언이 이뤄진다면 경주 선언보다 후퇴된 표현"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시장결정적 환율제도 이행에 '유연성'이라는 단서를 둔 것은 시장 기능이 다소 약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이는 시장 원리와 상관없이 어느 정도 환율 조절이 가능하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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