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상미 기자]8명 상담 선생님들의 책상에는 커다란 모니터 화면 가득 상담프로그램창이 띄워져 있다. 상담관리 프로그램이다. 초기화면에는 설문지처럼 각종 체크리스트들이 나열되어 있다. 지난달 말 찾은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입상담센터 풍경이다.
‘1600-1615’로 전화가 걸려오면 상담 선생님의 컴퓨터에 상담자의 전화번호나 핸드폰번호가 우선 자동 저장된다. 그러면 선생님은 학생 본인인지, 부모님인지, 상담 대상 학생이 초등학생인지, 중학생인지, 고등학생인지를 체크한다. 종합적인 정보 데이터를 저장하면 상담이 시작된다. 상담 기록이 따로 관리되기 때문에 재상담을 받아도 예전에 받은 상담내용이 창에 표시돼 지난번에 어떤 얘기가 오갔는지 알 수 있다.
김 선생님은 친절하게 “지원 대학에 문의를 해보는 것이 제일 정확하다”며 입학상담을 받을 수 있는 직통 전화번호를 불러준다. 상담자들이 대학의 담당자들과 바로 연결될 수 있도록 센터에서는 전국 200개 대학으로부터 상담직통 전화번호를 확보해 안내해주고 있다.
센터에서는 아침 9시부터 오후 4시까지는 8명의 선생님들이 상담하고 오후 4시부터 밤 10시까지는 310명의 상담교사 선생님들이 일 한다. 오늘도 상담센터는 1건에 평균 20분, 1인당 하루 평균 20여건 안팎을 상담해서 하루에 400~500건을 처리하고 있다. 상담 경력 7년의 서진석 선생님은 “합격자 발표시즌에 ‘컨설팅 덕분에 합격했다’고 하는 전화를 받을 때 제일 뿌듯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생각 없이 점수만 불러주고 대학을 골라달라고 하면 센터에서는 대답을 해줄 수가 없다. 자기 진로에 대한 목표가 전혀 없는 경우도 상담이 힘들다. 사교육업체처럼 ‘소신’ ‘안전’ ‘적정’ 이라고 딱 잘라 얘기해 주는 것도 어렵다. 상담교사들은 사교육업체의 배치표를 들고 통화하면서 “배치표랑 다른데요?”라고 되묻는 상담자도 있다며 곤란한 상황을 설명하기도 했다.
진학상담 뿐만 아니라 진로상담도 가능하다. 1월에서 8월까지는 학교 얘기보다 직업 얘기를 물어보는 분들이 더 많다. 상담 전화를 걸어오는 사람들의 47%는 어머니이고 학생은 32% 가량이다.
김영심 대교협 상담센터장은 “이제 각 대학별 시험, 면접, 논술전형에 대비해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상담센터는 논술위원회에서 논술길라잡이를 안내해주고 있다”면서 “앞으로는 진로상담을 강화해 대학·전공·진로선택을 연계할 계획을 세우고 각 대학별 전공교수에게 의뢰해 해당 학과에서 제공하는 차별화 된 교육프로그램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미 기자 ysm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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