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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의 손가락 끝에서 톡톡 튀어야 살아남을 수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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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개발자 시리즈 3>한다윗 바닐라브리즈 사장

[아시아경제 조성훈 기자]"마치 1990년대말 주가 폭등기와 비슷합니다. 창업 세미나에 가면 스마트폰과 위치정보서비스, 소셜네트워킹의 결합이 아니면 아이템으로 쳐주지도 않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누가 대박을 터뜨렸다는 이야기만 난무할뿐 실제 돈 번 사람은 별로 없는게 주식시장 아닙니까. 지금 앱개발 시장도 이와 비슷합니다..."
한다윗 바닐라브리즈 사장

한다윗 바닐라브리즈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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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적 모바일앱 개발사인 바닐라브리즈의 한다윗 사장은 앱개발 시장의 현주소를 이같이 진단했다. 바닐라브리즈는 국내 아이폰 앱개발의 선구자격인 회사로, 미국 실리콘밸리 야후닷컴에서 브랜드 마케팅을 하던 한다윗 사장이 2008년 10월 창업했다.

한 사장은 전문 개발자 출신은 아니지만 1996년부터 PDA를 사용해온 마니아다. 초기 5명으로 시작한 바닐라브리즈는 현재 27명의 어엿한 중소벤처기업으로 성장했다. 현재까지 개발한 앱만 무려 100개가 넘는다. 대표적 흥행작은 '아이건'과 '클래시컬 뮤직'. 아이폰으로 모형 장난감 총을 시연하는 아이건은 미국에서 교통정체에 화가 난 한 사용자가 장난삼아 아이건앱으로 총을 난사하는 에피소드가 유튜브에 퍼지면서 일약 글로벌 히트작으로 떠올랐다.
저작권이 만기된 유명 클래식 연주자의 음원을 모아 제공하는 클래식 뮤직도 수작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구글 안드로이드와 삼성전자의 바다 등 플랫폼 다변화에 나섰다. 바닐라브리즈의 히트작 절반 이상은 앱스토어 전체 10위권에 포진해있다.
아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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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들이 롤모델로 추앙하는 한대표이지만 그의 현실 진단은 냉혹하기 그지없다. "제가 알기로는 한달 수입이 30만원 언더인 개발자가 대다수입니다. 본인이 취미삼아 한다면 모르겠으나 애초 담배값 정도 벌려고 뛰어든 것은 아니겠지요"

현재 앱시장은 한마디로 '레드오션 중의 레드오션'이라는 것이 그의 관측이다.
스마트폰이 애플리케이션 생태계라는 새로운 기회의 땅을 개척한 것은 사실이지만 광풍에 휩쓸려 묻지마식으로 가세하는 개발자들도 적지않다는 지적이다.

그의 발언은 갈수록 정곡을 찌르는듯 했다. "애플 앱스토어만 해도 1주일에 새로 등록되는 앱이 2000개가 넘으니 하루 기준으로 하면 300개 정도가 몰린다고 봐야 합니다. 결국 내가 오늘 올리면 300번째, 내일은 600번째가 되는 셈인데 사정이 이렇다보니 묻히거나 사장될 확률이 더 높은 것이죠."
한 사장은 결국 앱시장도 경쟁력을 갖춘 기업 위주로 재편될 수 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개발자 혼자 아이디어만 가지고 뛰어들었다가는 낭패를 보기 일쑤라는 얘기다. 개발자와 디자이너, 기획자가 팀웍을 구성해 협력하는 형태로 진행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같은 맥락에서 그는 정부의 1인 창조기업 육성방침을 "어이없는 정책"이라고 일축했다. 개발자 혼자 의미있는 매출을 일으키는 시대는 지났는데도 정부가 '1인 창조기업 10만개 육성'과 같은 숫자놀음에 빠져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수출기업 등록이나 세금정산 등 창업과 관련된 제도들 조차 매우 미흡해 곤란을 겪기 일쑤라는 것이 한사장의 하소연이다. 앱스토에 등록하면 전세계 수십개국에 일거에 공급되는데, 막상 관련 기관에 수출신고를 하려고 하면 각국별 수출계약서를 따로따로 달라는 식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결국 성공가능성이 높은 소규모 스튜디오(3~4명기준 소기업)를 집중육성하고 이들이 협업하고 전문가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외부환경과 제도적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야말로 바람직한 정부의 역할이다. 직관적이고 단순해야 하며, 디자인이 미려해야 한다. 특히 독창적인 사용자환경(UI)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한사장의 마지막 한마디가 아직도 귓전을 맴도는듯 하다. "사용자의 손가락 끝에서 뭔가 유니크(Unique) 한 것을 보여줘야 합니다. 아니면 30만개의 앱더미 속에 묻히고 맙니다". 




조성훈 기자 se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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