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석화 자금 조달은 어떻게?

자체 보유자금만 1조원 이상..무차입으로도 가능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호남석유화학이 말레이시아 타이탄 인수를 선언한 만큼 자금 확보 방안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호남석화가 타이탄 인수를 위해 투입해야 할 자금 규모는 총 1조5000억원. 일반적으로 석유화학기업은 현금유보율이 높기는 하지만 1조원 이상의 자금을 만들기는 쉽지 않다.

호남석화는 이 가운데 1조3000억원을 자체 자금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M&A자금의 대부분을 스스로 조달하는 셈이다. 다만 내부 운영자금을 남겨둬야 하는 만큼 채권과 기업어음 발행을 별도로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

호남석화는 지난해부터 자금 마련에 적극 나섰다. 해외 M&A를 본격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을 세우면서 금융권의 도움 없이 무차입으로 인수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지난해 호남석화는 회사채 발행을 통해 1조원의 현금을 만들었다. 정범식 호남석화 사장은 당시 "M&A를 위해 1조원 이상의 자금을 조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호남석화의 이 같은 분위기는 롯데그룹의 영향이 컸다. 롯데는 무차입경영에 있어 대표적인 기업으로 꼽힌다. 그룹의 방침이 확고한 만큼 호남석화 역시 이를 따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호남석화는 평가금액이 1조5000억원에 달하지만 정확한 실사를 통해 가급적 자산평가를 낮출 계획이다.

한편 최종 인수금액은 정밀실사를 통해 확정되는 만큼 예상가격 보다 다소 낮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1조3000억원으로도 인수가 가능할 전망이다.



최일권 기자 igcho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