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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기준 "훔친 사과가 맛있잖아요"(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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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훔친 사과가 맛있잖아요."

나쁜남자, 이제는 식상할 때도 됐다. 하지만 이 남자의 악역, 여전히 기대된다. 살아남기 위해 '쿨한 척'한다는 배우 엄기준.
그는 영화 '파괴된 사나이'에서 유괴범이자, 연쇄살인마 최병철 역을 맡았다. 소리와 음악에 광적으로 집착하는 사이코패스. 엄기준은 목소리만으로 듣는 이를 소름끼치게 하는 살인마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고전했다.

고개를 푹 숙이고 어떤 질문에도 짧게 답하고 말아버린다. 의외로 쑥스러움이 많은 것 같았다. 뮤지컬과 연극 무대를 오가며 활발한 활동을 해온 엄기준은 시트콤 '김치 치즈 스마일'로 대중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고,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을 통해 '까칠한 도시남자'(?)의 이미지로 각인됐다.

하지만 실제로 엄기준은 남들이 얘기할 때 조용히 들어주는 성격. 친한 사람들과 이틀 걸러 술을 기울이는 것을 좋아하는 애주가다.
"술을 자주 먹죠. 기분이 좋은 잠자기 딱 좋은 정도로만. 아는 게 별로 없으니까 앉아서 사람들이 하는 얘기를 많이 듣는 편이죠."

학창시절부터 잘 나서지 못하는 성격이었다. 지금도 집에서 프라모델을 만들거나 사람들과 술자리 외에는 일밖에 모르는 조용한 성격이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지금까지 대중적으로 보여줬던 모습보다 조금 파격적인 변신을 꾀했다. 변태적인 연쇄살인마라는 설정을 극단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올 누드 촬영을 감행하기도.

"온몸으로 음악을 듣는 장면인데, 감독님한테 '꼭 찍어야 되요?'라고 물어봤었죠. 결국에는 다 벗는 것이 관객들에게 강한 충격을 줄 것 같더라고요."


'미친 놈' 연기를 즐겼다. 누구나 내면에 조금씩은 가지고 있는 비이성적이고 이기적인 면을 생각했다고. 하지만 선배인 김명민을 모질게 때려야 하는 장면에서는 아무리 연기지만 마음이 약해지고 말았다.

"'선배님, 죄송합니다'라고 먼저 사과를 하고 시작했죠. 세게 때려야 하는데 힘들었어요. 그래도 김명민 선배와 많이 친해졌죠. 너무 편한 분이세요. 연기를 잘 못하는 사람과 연기를 하면 너무 힘들거든요. 그런데 선배는 너무 잘 하시니까, 저는 편했죠. 다 받아주시니까."

실제로 그는 현실적인 사람이다. 무대에 서고 스크린에 투사되며 허구의 이야기를 만들어내지만, 몽상가 타입은 아니다. 무대에서 일어나는 일들도 다 어딘가에서 누군가에게 일어나고 있는 현실이라고 생각한다. 작품계획을 세울 때도 꼼꼼하게 따지는 편이다.

"전작은 이것을 했고, 다음은 이것을 할 것이다. 이런 류의 작품은 안해봤으니까 해보고 싶다. 뭐 이런 식이죠.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보다는 하고 싶은 것을 고르는 편이긴 해요. 다만 잘 해내려고 노력을 하죠. 인생은 노력의 연속인 것 같아요."

고단한 20대를 보내고 이제 연기의 정점을 향해 달려가는 배우 엄기준. 노력하는 그의 모습 속에서 묘하디 묘한 배우의 모습을 본다.



박소연 기자 muse@
사진 박성기 기자 musictok@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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