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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호 3차 발사, 한·러 동상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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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발사 추진해도 1년 이상 걸릴 것으로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10일 오후 우주를 향해 날아오르던 우리나라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1)'가 고도 70km 지점에서 폭발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이제는 3차 발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 3차 발사에 대해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지만 러시아가 주도권을 쥐고 있는 상황에서 3차 발사가 쉽게 이뤄질 수 있을지는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안병만 장관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한-러 공동조사단을 통해 원인을 규명하고 원인이 밝혀지는 대로 3차 발사 계획을 발표 하겠다"고 밝혔다. 실패 원인에 따라 3차 발사가 가능하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앞서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러시아 흐루니체프사는 1차 발사와 2차 발사 중 한 번이라도 실패하면 2011년 3차 발사를 한다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2+1' 조건으로 계약을 맺은 셈이다.

특히 이번 발사는 지난해 1차 발사와 달리 러시아가 만들어 제공한 1단 엔진이 운용되고 있을 때 나로호가 폭발해 러시아 측의 책임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이에따라 러시아측의 잘못으로 인한 '실패' 판정이 이뤄지면 러시아측이 발사체 1단을 무상으로 제공해 3차 발사가 이뤄지게 될 전망이다.
다만 최종적인 발사 실패 여부는 한ㆍ러 실패조사위원회(FRB)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지난해 1차 발사가 '절반의 성공'으로 끝난 후 우리나라와 러시아는 몇 차례 FRB를 개최했지만 최종적으로 1차 발사가 실패인지, 성공인지 여부는 아직도 결론내리지 못한 상태다.

하지만 한ㆍ러 간 '나로호 계약서'는 공개되지 않고 있고, 실패에 대한 조항이 모호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관계자에 따르면 계약서 상에 '성공'은 '위성이 궤도에 진입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성공에 대해서는 명시했지만 실패는 FRB를 열어 양측이 합의해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러시아에 재발사를 요청할 수 있지만 러시아가 반드시 이를 수용해야 한다는 강제 조항도 명시돼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위성을 궤도에 진입시키지 못한 것을 실패로 볼 수 있지만 이를 러시아측에서 받아들일지도 미지수다. 지난해 1차 발사에서도 위성이 궤도에 진입하지 못해 사실상 실패로 결론났지만 러시아 측은 1단 발사체에서는 문제가 없었던 만큼 '성공'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1단에서 문제가 발생하지 않고 로켓 상단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면 위성이 궤도에 진입하지 못해도 실패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 러시아측의 논리다.

이에 따라 이번 나로호 2차 발사 실패 원인에 따라 3차 발사가 이뤄질 수 있지만 그 과정이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조사 과정에서 1단의 결함으로 결론이 내려지면 3차 발사가 가능하지만 다른 문제가 드러나면 책임공방이 뒤따를 공산이 크다.

또한 이번 발사가 실패로 인정돼 3차 발사가 결정되면 문제가 없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지난해 1차 발사를 실패로 볼 수 있을지 여부도 다시 쟁점으로 부각될 수도 있다. 정부측은 1단 추진체의 문제로 발사가 실패한 사례가 많기 때문에 러시아 측의 책임에 무게를 싣고 있다.

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1957년부터 2003년까지 비행실패 원인 중 66.2%가 추진시스템 문제였다. 같은 기간 첫 비행에 나선 발사체의 실패 원인 중에서도 추진시스템 문제가 56%로 가장 많았다.

나로호에 발사체 1단을 제공한 러시아의 실패 원인에서도 추진시스템 문제가 가장 많아 눈길을 끌고 있다. 러시아는 추진시스템 문제로 47건의 발사를 실패함으로써 실패율이 73.4%에 이르고 있다. 특히 이번에 나로호에 제공된 발사체 엔진이 러시아의 차세대 발사체 '앙가라'에 탑재되는 것으로 실제 발사 성공을 검증받지 않은 상태에서 나로호를 통해 첫 비행에 나섰다는 점은 쉽게 논란이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다행히 3차 발사에 대한 양측의 합의가 이뤄져도 발사 시점은 당초 계획인 2011년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 우선 한-러 양측이 문제를 파악하고 책임 소재를 가리는 데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러시아가 발사체를 만드는 데도 9개월 이상이 걸리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번의 발사로 허공에 날려버린 과학기술위성2호도 다시 제작해야 한다. 이에 따라 관련 전문가들은 최소 1년 이상의 시간이 지난 후에야 3차 발사가 가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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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현 기자 k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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