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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삼성전자 "반도체공장, 투명하게 공개"

최종수정 2010.04.15 17:35 기사입력 2010.04.1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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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라인·S라인 설비 최초 공개..최첨단 설비·자동화 증명
시민단체는 반발 "사고 라인 아닌 곳, 전혀 다른 설비다"


15일 경기도 용인시 소재 삼성 나노시티 기흥캠퍼스에서 열린 반도체 제조공정 설명회에 참석한 기자들이 삼성전자 반도체 5라인에 들어가 반도체 공정 엔지니어에게 반도체 제조 공정에 대해 설명듣고 있다.

[기흥=아시아경제 황상욱 기자] 서울 강남역에 있는 서초사옥에서 자동차로 약 40~50분 거리에 있는 삼성전자 기흥사업장 반도체 공장. 삼성전자가 국가원수 등 VIP를 제외한 일반에 이 공장을 첫 공개했다. 게다가 100여명에 이르는 대규모 인원을 대상으로 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그러나 이번 행사는 출발부터 난관에 부닥쳤다. 삼성전자는 내외신 등 90명에 이르는 기자단을 이동시키기 위해 버스를 4대 준비했지만, 이중 1대는 출발시간인 9시를 1시간 가까이 넘길 때까지 출발하지 못했다.

시민단체인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 측 사람들과 故 황모씨의 아내이자 삼성 반도체 근로자였던 정모씨 등이 버스에 무단 승차, 출발을 막았기 때문이다.

정씨는 "왜 기자들에게만 공장을 공개하나. 우리에게도 공개하라. 아이 아빠를 부려먹다 죽인 곳을 나도 보여달라"고 항의했다.
또 정씨는 "사고 라인도 아닌 다른 곳을 보여주고, 그것도 수년전 작업환경과는 전혀 다른 설비만을 보여주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눈 가리고 아웅이다"라며 반발했다.

정씨는 지난 1995년부터 2007년 초까지 11년 동안 삼성 기흥 반도체공장 5라인에서 근무한 현장 노동자이며 1라인 백혈병 사망노동자인 황모씨의 아내다.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기흥사업장은 웬만한 대학캠퍼스를 능가하는 면적에 3만2000여명이 근무하는 초대형 공장의 위용으로 기자단을 맞았다.

이곳에서는 각종 반도체를 생산하는 공장과 발광다이오드(LED) 제조공장, 연구소 등이 소재해 있으며 내부에서 모든 생활이 가능할 정도의 시설이 갖춰져 있었다.

삼성은 먼저 내부 시설과 논란에 대한 브리핑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이후 시작된 공장 투어.

처음 방문한 공장은 5라인이었다. 5라인은 지난 1989년 셋업된 공장으로 200mm(8인치)급 웨이퍼 공정이다. 신발, 마스크, 장갑, 속바지와 몸 전체를 감싸는 덧옷에 모자까지 착용한 기자단은 에어샤워 후 티끌만한 먼지도 용납되지 않는다는 클린룸 내부로 들어갔다.

먼지나 불순물을 최대한 억제하기 위해 외부인은 3명 이상 들어간 적이 거의 없다는 클린룸에 기자단은 6~7명씩 조를 이뤄 총 17개로 나눠 투어를 시작했다.

24시간 돌아가는 공장 내부는 잔잔한 음악이 나오는 가운데, 여직원들의 부산한 움직임이 보였다. 이 공장은 오래 전 만들어져 사람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공정이 많았다.

총 5곳의 비상구가 마련돼 있었고, 곳곳마다 소화기가 비치돼 있는 것이 눈길을 끌었다. 웨이퍼들이 담겨진 수많은 까만색 박스들은 여전히 공장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음을 짐작케 했다.

약 100m 길이의 메인 통로를 따라 곁가지처럼 퍼져 있는 단계별 공정들을 살펴보며 작업 환경에 대한 질문과 답변이 이어졌다. 삼성 관계자는 "내부 클린룸에 들어온 외부인은 대통령 등 극히 일부의 VIP를 제외하고는 처음"이라며 "실제 직원들의 작업 환경을 투명하게 공개한다"고 말했다.

이후 기자단은 최신식 설비로 갖춰진 S1 라인을 찾았다. 이 공장은 지난 2005년 세워져 각종 첨단 설비들로 채워져 있었다. 5라인에 비해 규모도 2.5배 이상이라는 삼성 측의 설명.

300mm(12인치)급 웨이퍼 공정으로 완전 자동화가 돼 있어 일하는 인력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완벽한 방진복장은 작업복 색깔과 명찰로만 식별이 가능했다. 흰색 작업복은 삼성 직원, 초록색은 장비업체 등 협력업체의 외부인력을 뜻했다.

특히 내부 설비가 삼성메카트로닉스 등 자회사의 설비들로 국산화돼 있고, 32나노급 제품 개발을 완료, 곧 양산한다는 설명을 통해 삼성의 최첨단 기술을 확인할 수 있었다. 워낙 큰 공장이라 4분의 1정도만 견학이 가능했다.

삼성 관계자는 "공장 구조, 각종 설비, 자동화 기기 등이 모두 영업비밀에 준하는 것"이라며 "외부에 유출될 경우를 대비해 최대한 개방을 자제했던 곳"이라고 전했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했던 조수인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사장은 "작업환경에 대한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며 "원하는 사람에게는 적절한 시기에, 적당한 방법을 통해 또 다시 개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이 관계자는 "2007년, 2008년 각각 안전보건공단의 역학조사, 제3의 기관을 통한 수차례의 조사에도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얻었지만 앞으로도 계속 역학조사와 유해환경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면서 "조사 결과들과 작업 환경을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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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욱 기자 oo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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