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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태-강운태 ‘리턴매치’의 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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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원의 여의도프리즘 ]# 2006년 정초. 박광태 시장과 강운태 위원장은 측근들과 함께 무등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허연 입김을 내뿜으며 부지런히 산을 탔던 두 그룹. 그들의 등반코스는 달랐으나 목적지는 같은 것으로 보였다. 바로 그해 5월 31일로 예정된 광주시장 선거였다.
이때 돌발변수가 발생한다. 당시 민주당 광주남구 지역위원회를 맡고 있던 강 위원장이 '지방선거 출마 5개월 전(2005년 12월까지) 당직을 사퇴해야한다'는 민주당 당헌에 걸린 것이다. 출마자격 논란이었다.

민주당은 무려 두 달에 걸친 우여곡절 끝에 '단서조항'을 달아 그의 출마를 허용했다. 광주시민들의 손에 땀을 쥐게하는 이른바 '양태 빅매치'의 막이 오른 것이다.

강 위원장은 그러나 그해 3월 8일 김대중 컨벤션센터에 나타나 시장선거 불출마와 대권도전을 선언한다. 극적인 반전이었다.
그는 "광주시장에 나가고 안나가는 문제는 시민의 여론 및 나라가 처해 있는 현실을 바탕으로 판단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김재두 부대변인은 "(사실상 탈당을 전제로 한) 대권도전을 선언한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고 논평했다.

# 그로부터 33개월이 지난 2008년 11월 25일 저녁.

무소속 강운태 의원은 영등포의 한 식당에서 광주.전남 국회출입 기자들에게 "광주는 이제 새로운 리더십과 컨텐츠로 승부해야 한다"고 밝혔다.

누가 들어도 광주시장직 도전을 기정사실화하는 발언이었다. 중앙당과 지역 정가 모두 '박광태 대안부재론'이 휩쓸고 있을 때였다.

잠재적 경쟁자인 광주의 몇몇 현역 의원과 묵묵히 3선을 향해 돌진하는 박 시장을 두루 견제하는 의도였고, 이로써 2006년 선거에서 불발된 '양태 전쟁'의 서막이 다시 열렸다.

이번에야말로 두 사람이 끝까지 갈 경우, 광주 유권자들은 '민주당 박광태-무소속 강운태' 혹은 '민주당 강운태-무소속 박광태'라는 대진표를 받아들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후 강 의원은 어렵사리 민주당에 입당했고 경쟁자인 박 시장은 선거의 해인 2010년이 열리고, 설이 지나도 출마선언을 미뤘다.

그러던 박 시장이 지난 18일 '불출마'라는 폭탄선언을 했다. 그는 "그간 허용할 수 없는 고통이 있었다"며 "서울 사람들이 광주로 내려와 후보 선택권을 갖는 것은 광주시민들의 자존심을 짓밟는 것"이라며 시민배심원제를 맹공했다.

민주당 경선구도가 요동쳤고 중앙당도 예민하게 반응했다. 유은혜 수석부대변인은 "박 시장이 시민공천배심원제에 대해 큰 오해를 하고 있는 것 같아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 박 시장은 마음만 먹으면 시장후보 경선에 일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그는 그러나 타 후보와의 연대 문제와 관련, "강 의원과 만나 시민배심원제의 부당성에 대해 공감했다"고만 피력했다. 일정한 선을 그은 것이다.

주말 동교동계와의 회동에서도 '마음을 비운 것 같았다'는 게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그러나 역사는 한번은 비극으로, 한번은 희극으로 반복된다는 말이 있다. 이번 박광태-강운태 '리턴매치'의 끝을 가늠하는 것 역시 아직 이르다.

만약 경선 결과를 둘러싼 논란이 거세질 경우, 박 시장의 열혈 지지자들은 민주당의 정통성 회복을 명분으로 불출마 선언 번복을 강력 요구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순 없다.

박-강 두 사람의 4년 대결사만 훑어봐도 '정치는 살아있는 생물'이라 갈파한 DJ의 말이 새삼스럽다.

'새 출발'의 시동을 자신의 뿌리인 동교동계와 함께 건 박 시장. 그의 다음 선택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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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남일보 국장대우 dwkim@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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