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Normal, New Risk> ① 국가 부채
최근 표면화된 포르투갈과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등 이른바 PIGS 사태는 금융권 부실이 해소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 정부로 고스란히 이전됐고, 국가 부채가 또 다른 위기의 뇌관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경기침체를 불러온 금융권 부실, 즉 민간의 부실과 현재 나타나고 있는 공공 재정의 부실은 그 형태부터 닮은꼴이다. 둘 다 과도한 레버리지를 원인으로 하고 있다는 얘기다.
위기 전 금융권은 무분별한 차입으로 고위험 투자를 일삼았고, 여기서 자산 버블과 붕괴라는 비극이 초래됐다. 현재 전세계 주요 국가들 역시 과도한 국채 발행, 즉 레버리지를 일삼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부채 폭탄을 끌어안게 됐다.
EU 정부의 평균 부채는 2011년 GDP의 88%에 이를 전망이다. 미국 역시 13조 달러에 달하는 국가 부채로 홍역을 치르고 있고, 일본의 부채 규모도 올해 GDP의 219%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최근 부각된 유럽의 재정위기가 유럽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도이체방크의 짐 레이드 투자전략가는 5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미국과 영국의 국채 신용부도스와프(CDS)도 그리스나 포르투갈과 마찬가지로 상승세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현재 유럽에서 나타난 공공부채 문제는 앞으로 미국과 영국이 겪게 될 재정위기의 리허설”이라며 “영국과 미국은 그리스와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으며, 통화 유동성이 뛰어나 이에 대한 방어능력을 갖췄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시몬 존슨 전 이코노미스트도 “영국은 부채 문제를 겪고 있는 그리스와 스페인 등 유럽 주변국과 같은 재정 불량국에 속한다”며 이번 위기가 일부 국가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는 전문가는 국가 부채 문제가 국채 시장에 민간 금융권의 신용경색과 같은 사태를 초래할 것으로 내다봤다. 투자자의 우려가 더블딥 가능성이나 자산 가격 하락에서 국가 디폴트 사태로 옮겨가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주 글로벌 증시의 도미노 폭락과 유로화 급락은 PIGS의 국가부채 문제가 전 유럽은 물론이고 미국까지 강타할 것이라는 우려를 반영한 것이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해 말 재정위기를 이유로 미국과 영국이 국가 신용등급 하향 압력을 받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최근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도 재정난을 우려해 일본의 국가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했다.
재정위기가 고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제협의기구가 손을 놓고 있다는데 대한 비난도 빗발쳤다. 지난 주 주요7개국(G7)은 재무장관회의에서 재정위기에도 불구하고 부양기조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힌 데 대해 존슨 전 IMF 이코노미스트는 “G7은 완전히 쓸모없는 회의”라고 질타했다.
그는 “재정문제가 스페인 등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G7은 전혀 인식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며 “소위 PIGS(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라 불리는 위험국가에 곧 아일랜드도 포함될 것이고 이는 유럽 전역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PIGS를 중심으로 한 부채 문제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경제학자들도 안심할 수 없다는 데 입을 모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현지시간) 유럽 주변국 문제가 글로벌 전역으로 확산되지 않을 것으로 보는 전문가도 부채 문제가 유럽과 세계 경제 성장을 저해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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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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