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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브랜드 콜택시' , '반쪽짜리 명품택시' 탄생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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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택시업계, 운영 지원금 놓고 마찰... 주도권 갈등
9월 초 출범 앞두고 예산 마련 못해... 타 도시와 대조적

“낮에는 손님이 없어 쉬는 차도 많은데 콜 비용까지 부담한다면 누가하려고 하겠나?”<택시업계>

“월 운영비 원가를 타 도시 사례를 파악한 다음 지원여부를 결정하겠다.” <인천시>

브랜드 콜택시 도입을 앞두고 인천시와 택시업계가 택시 운영 지원금 등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며 마찰을 빚고 있어 승객의 피해마저 우려되고 있다.

인천시는 이달 말까지 콜택시 사업자를 선정해 7월에 발대식을 갖고 오는 9월에 정상운영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시로부터 택시 사업자 선정을 위임받은 인천시택시운송사업조합은 콜 통신 운영업체와 계약을 체결하는 등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비해 인천시는 운영비와 콜비 등 지원금 책정도 하지 않은 채 택시조합측에 사업자 선정만 독려하며 느긋한 분위기다.

택시조합측은 브랜드 택시 운영과 관련, 시에 택시 한 대당 월 4만원 이상의 운영비를 지원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택시조합 관계자는 “경기악화로 현재 약 30%의 택시가 운행을 하지 못하는 등 어려운 실정인데 운영비까지 택시사업자에게 부담하게 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타 도시는 콜 센터 구축 등 초기비용의 경우 택시 한 대당 70~100만원을 지급했으나 인천시는 2500대에 2억원을 지원하면 대당 8만원을 지원하는 꼴이라며 타 도시에 비해 지원이 매우 열악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인천시는 콜센터 구축에 2억원과 네비게이션(50만원 상당)현물 지급 외에 더 이상의 지원은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월 운영비는 택시 한 대당 3-4만원 이내로 검토하고 있으나 지원여부조차 결정이 안 된 상태다.

문제는 지난해 초 부터 브랜드 콜택시 도입을 계획했던 인천시가 정상운영 석 달을 앞두고도 예산을 책정하지 않는 등 대책 마련에 소극적이라는 것이다.

인천시 대중교통과 관계자는 “브랜드 콜택시 도입을 위한 예산을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면서 “월 운영비 원가를 타 도시 사례를 파악한 다음 지원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타 도시의 경우 서울시는 도입 당시에 택시 한 대당 초기 지원금 20만원, 카드단말기(30만원 상당)무상설치, 장비지원금 20만원, 운영비로 월 3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 서울시내에는 2만5000대의 브랜드 콜택시가 운행하고 있다.

부산시도 지난해 말 브랜드 콜택시를 도입하면서 콜센터 구축비 등에 7억5천만원을 투자했다. 총 1500대의 브랜드 콜택시에 부산시는 대당 50만원씩을 지원한 셈이다. 월 운영비는 협의 중에 있다.

인천시택시조합은 콜 통신 운영업체인 KT와 평균운영비로 택시 한 대당 월 5만3천원씩 지급하기로 지난달에 협약을 맺었다.

만약, 인천시가 현실성 없는 운영비를 책정하거나 아예 지원을 하지 않으면 인천시 브랜드 콜택시 사업은 파행이 불가피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인천시가 택시업체에게 운영비 등의 경비를 부담시킬 경우, 1차적인 피해는 택시기사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수입 보장이 안 되면 택시업계 노사갈등과 손님을 골라 태우는 승차거부, 승객에게 콜 비 부담 등 서비스 질이 낮아져 택시 이용자들의 피해도 우려된다.

택시조합 관계자는 “사업성도 불투명한데다 시의 지원마저 없다면 결과는 강 건너 불을 보듯 뻔한 것 아니냐”고 반문한다.

한 법인택시 운전자는 “쉬지 않고 한 달 꼬박 일해도 100만원을 벌기 어렵다. 사고라도 나거나 몸이 아프거나 하면 큰일”이라면서 “시 지원이 없는 브랜드 콜택시는 반대”라고 말했다.

또 다른 택시 운전자도 “낮에는 손님이 없어 쉬는 차도 많은데 콜(손님을 태우기 위한 호출)비용까지 부담한다면 누가하려고 하겠나?” “시의 적극적인 지원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시내에서 운행하는 영업용 택시는 총 1만4000여대. 인천시는 이 가운데 법인택시 2500대를 브랜드 택시로 전환할 계획이다.

택시조합은 이달 안에 법인택시를 대상으로 지원신청을 받아 적합성을 검토, 브랜드 택시로 선정할 예정이다.

현재 인천지역 소재 법인택시 업체는 모두 60곳에 5천385대의 택시가 있다. 개인택시는 8천645대, 모범택시는 75대 등 모두 1만4천105대가 영업 중이다. 콜택시 업체는 10여개 업체가 운영 중이다.

인천시는 질 좋은 브랜드 콜택시를 보급하겠다는 방침이지만 도입 초기에 예산 확보와 서비스 개발 방안 등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브랜드 콜택시는 반쪽짜리 명품택시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라영철 기자 eli7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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