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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우의 경제레터]남과 다르게, 어제와 다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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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002|L|01_$}베스트셀러 <육일약국 갑시다>를 쓴 저자는 약사 출신으로, 현재 상장기업인 메가스터디(주)의 초·중등부 사장으로 교육 사업에서 새로운 신화를 쓰고 있는 중입니다. 그가 2009년도 창사 50주년을 맞아 안국약품 신입사원들을 위해서 했던 5월18일 아침 특강을 현장에서 들은 그대로 매주 수요일 3회로 나누어서 지상중계해 볼까 합니다.

대학시절 가정교사 자리를 구하러 다니다가 대문이 집 한 채만한 서울의 성북동 골목을 지나며 문득 떠오르는 의문이 생겼습니다.
“다 같은 나라에 사는데 누구는 집도 없이 살고, 여기 사는 사람들은 대체 어떻게 돈을 벌어서 이런 큰 집을 짓고 사는 걸까?” 이런 부자가 되기 위해선 틀림없이 뭔가 남과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했을 것이란 결론을 내렸다고 합니다.
그렇게 약대를 졸업하고 군 복무를 마친 뒤, 저자는 2부 이자로 600만원의 빚을 얻어서 우선 자전거 한 대부터 삽니다. 2주 동안 마산·창원 일대를 다 돌아다니며 약국을 낼 장소를 물색했으나 600만원으로 얻을 수 있는 가게는 좀처럼 찾을 수가 없었답니다.
겨우 마산 변두리에서 보증금도 없이 월세만 내는 조건으로 작은 가게를 구하고, 콘크리트천장에 형광등만 달았지요. 1986년, 26살 청년약사가 제대 40일 만에 마련한 삶의 터전이었습니다.

600만원 중 300만원은 약 구입비로, 200만원은 약 진열장에 지출하고, 나머지 100만원을 운영자금으로 ‘육일약국’이란 간판을 걸었습니다. ‘육일약국’이란 이름은 신앙적인 이유로 6일만 영업하겠다는 의미에서 지었다고 합니다. 1980년대 중반에 다른 약국이 365일 문을 열 때 일요일에 문을 닫는 모험을 선택하였던 것입니다.

명색이 약국인데 벽에 너무 빈 공간이 많아 창피해서 도매상에서 빌린 빈 약상자로 공간을 채웠고, 그 빈 상자를 진짜 약상자로 채우기까지 1년이란 세월이 걸렸다고 합니다. 그 후 40와트 6개면 충분한 약국에 25개의 조명을 설치해서 동네의 밤을 밝혀주는 이정표로 만들었고, 마산 시내에 하나밖에 없었던 롯데호텔의 자동문을 육일약국에도 설치합니다.
“나는 경영합니다”라고 말하라

처음엔 손님이 아무도 오지 않았지만, 원망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어떤 손님은 한심하게 보였든지 “무슨 약대를 나왔느냐?”고 물어서 서울 약대를 나왔다고 대답했더니 “이런 동네에 개업할거면 왜 서울 약대를 나왔느냐?”고 비아냥거렸습니다. 가끔 모임에 가서도 “당신은 무얼 합니까?”라는 질문을 받고 겉으론 “예, 약국을 합니다”라고 대답은 했지만, 비웃을까봐 마음속으론 “약국을 (경영) 합니다”라고 ‘경영’ 두 글자를 꼭 괄호 안에 넣었다고 합니다.

그냥 약국주인이 되는 것보다 약국 경영자가 되고 싶었던 것이지요. 그는 안국약품 직원들에게 “마음 속으로 안국약품을 경영한다고 다짐하면 훗날 반드시 그렇게 된다. 사장이 되든지 임원이 되든지… 아무 생각 없이 다니는 것보다 ‘나는 일개 부품이 아닌 엄연한 주인이다’는 생각을 하라”고 당부했습니다.

남과 다르게, 어제와 다르게

저자는 구체적으로 자신이 어떻게 약국을 경영했는지를 말했습니다. 먼저 ‘남과 다르게, 어제와 다르게’란 두 가지 원칙을 세웠답니다. 사람들 중에는 망할 짓을 남과 다르게 하는 사람이 더 많지만, 그는 흥할 짓을 남과 다르게 시작했다고 합니다. ‘어제와 다르게’의 어제는 그의 가난한 어린 시절을 의미했습니다.

하루나 사흘만에는 변화의 차이가 없으나 3개월이나 1년이 지나면 조금 차이가 납니다. 자신의 경험으론 10년이 지나니 200배나 차이가 나더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각자의 마음 속에 대학원을 가거나 유학을 간 친구나 잘 된 친구 하나를 ‘남’으로 점찍어 두고 그와 다르게 하면, 언젠가는 그 친구가 나를 부러워하는 날이 오게 됩니다.

육일약국은 객관적으로 봐서 전혀 경쟁력이 없었습니다. 손님의 입장에서 봐도 거기 올 이유가 없었지요. 구하는 약이 없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갓 제대한 후라 약에 대한 지식도 별로 없어서 오히려 손님이 들어와서 뭘 물어볼까봐 두려운 적도 있었다고 고백했습니다.

“주관적인 경쟁력을 만들자”

그는 객관적인 경쟁력이 없으니 주관적인 경쟁력이라도 만들어야만 했습니다. 돈이 들지 않고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경쟁력은 손님에게 최대한 친절하게 하는 것뿐이었다고 합니다. 손님이 인사하며 고개를 15도로 숙이면 자신은 30도를 숙였고, 60도로 인사하면 90도를 숙였습니다.
만약 손님이 약을 지으러 오면 조제하는 동안에 이름을 40~50번 정도는 외웠답니다. 그는 마음속으로 ‘다음에 오기만 해봐라 꼭 이름을 기억 할 테니’ 라고 다짐했습니다.

만약에 그 손님이 몇 달 전에 다녀가서 이름이 기억나지 않으면 얼른 조제 차트를 들고 나왔죠. 그걸 몰래 본 후 이름을 알고 있는 듯이 말하면 금세 손님의 눈빛과 표정이 달라졌다고 합니다. 특히 대화 도중에 손님의 표정이 조금이라도 언짢은 기색이 보이면 두 번 다시 그런 언행을 하지 않았으며, 최대한 정성을 다해 말하고 행동해 다시 오도록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집이 듬성듬성 있는 동네라서 외지인이 오면 약국을 찾기가 어려웠지요. 약을 사는 것보다 약국에 와서 집주소를 묻는 경우가 더 많았답니다. 말로 해서 잘 모르는 어른들은 종이에 그림을 그려가며 찾아주었고, 전화번호가 있으면 직접 걸어서 물어봤습니다.
그래도 모르면 약사가운을 벗어두고 주소지까지 모셔다 준 경우도 많았지요. 남는 게 시간이라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담 주 계속-
<입소문은 비용 안 드는 최고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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