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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사장님, '복세편살' 90년생과 통역이 되나요

최종수정 2019.05.16 11:51 기사입력 2019.05.16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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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실수 혼내자 다음날 사표던진 새내기

우리는 한가족, 제'일'주의 헝그리 사장님

채용포털 조사, 요즘 신입사원 만족도 낙제

중기중앙회, '90년대생과 공존하는 법' 강연

새 세상, 세대차이 극복·소통법 의견 나눠


中企사장님, '복세편살' 90년생과 통역이 되나요


[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경기 소재의 한 중소기업에 다니던 2년 차 신입사원은 최근 서류 분리 작업을 하다 보관해야 할 다른 서류까지 실수로 파기한 일이 있다. 회사 입장에서는 매우 중요한 보관서류였고 다시 만들려면 시간과 투자가 필요했다.


이 회사 김영민(가명) 대표가 신입사원을 불러 혼을 냈다. 이 신입사원은 다음 날부터 회사를 나오지 않았다. 김 대표는 "요즘 젊은 세대들을 보면 화를 참지 못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혼을 냈다고 바로 그만두는 게 이해가 되지 않아 이야기도 나눠봤지만 결국 사표를 수리하게 됐다"고 말했다.


경기 평택에서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70대의 박인영(가명) 대표는 신입사원을 채용하기가 두려워졌다. 갓 대학을 졸업한 손주뻘 나이의 직원을 어렵게 뽑았지만 도통 대화가 통하지 않아서다. 자신의 회사는 물론 주변의 동종업계 경영자와 대화를 나누어보지만 해법을 찾기 어렵다. 그는 "요즘 신입사원들에게는 말하는 것도 조심스럽다. 조금이라도 싫은 소리를 하면 바로 회사를 그만두려 한다"고 말했다.


소설 '82년생 김지영'이 화제가 된 이후 기업 경영자와 취업준비생 사이에서는 '92년생 김지영' '92년생 김지훈'이 화두다. 1990년대생은 5060세대의 경영자는 물론이고 간부급 4050세대, 심지어 82년생과도 다르다. 이들은 대체로 조직보다 개인, 일과 삶의 균형을 찾는 워라밸을 중시한다. 형식과 보여주기, 상명하복을 싫어한다. '복세편살'(복잡한 세상 편하게 살자)이란 말을 좋아한다.

이들과 대척점에 서 있는 중소기업 사장들로서는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와 같다. 한 중소기업 대표는 "우리 세대는 안되는 일도 해내려고 억지로라도 일하면서 힘든 것을 극복해 왔다"며 "세대가 바뀔수록 쉬운 일이나 좋아하는 일만 골라서 하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사훈이 '우리는 한가족'이란 기업이 있다. 예전에 가족이라는 의미는 희생을 강요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요즘 세대들은 이런 사훈에 대해 '우린 무조건 남이고, 비즈니스 관계로 만났으면 비즈니스 관계로 생각해야 한다'라는 인식도 있다.


16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1990년대생들과 공존하는 방법' 조찬강연회에서 김덕술 자랑스러운중소기업인협의회 회장(앞줄 오른쪽 세 번째)과 임홍택 작가(앞줄 오른쪽 네 번째), 중소기업 대표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16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1990년대생들과 공존하는 방법' 조찬강연회에서 김덕술 자랑스러운중소기업인협의회 회장(앞줄 오른쪽 세 번째)과 임홍택 작가(앞줄 오른쪽 네 번째), 중소기업 대표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채용포털 사람인이 기업 인사담당자 47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90년대생 신입사원 절반이 '회사보다 자신을 중심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사담당자들이 평가한 요즘 신입사원에 대한 만족도는 평균 58.7점으로 낙제수준이었다.


하지만 90년대생의 입장은 다르다. 시대가 바뀌었지만 기업문화와 근무환경, 사장을 비롯한 상사들의 인식은 아직도 과거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의 경우 대기업과 복지, 근무환경에서 큰 차이가 난다. 열정만으로 중소기업에 취직하라고 말하는 시대도 지났다.


수도권 4년제를 나와 경기도 중소기업에 취업한 한 직장인은 "하루도 안돼 주변에서 왜 좋은 대학 나와서 여기서 일하느냐고 하더라"면서 "중소기업에서 꿈을 키우고 싶어 들어왔지만 정작 상사, 동료들은 죽지 못해 다니는 것 같아 그만두었다"고 했다. 또 다른 20대 직장인은 "(꼰대가) 내 가치를 깎아내리는 일만 없으면, 쓸데없는 야근이나 보고서 등만 없어도 회사에 계속 다닐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작가 아거가 2017년 쓴 <꼰대의 발견>에 따르면 오늘날 꼰대라는 의미를 알 수 있다. 특정 성별과 세대를 뛰어넘어 '남보다 서열이나 신분이 높다고 여기고, 가지가 옳다는 생각으로 남에게 충고하는 걸, 또 남을 무시하고 멸시하고 등한시하는 걸 당연하게 여기는 자'를 지칭한다.


기업경영에서 인재확보와 인사관리는 영원한 숙제다. 달라진 경영 환경에 적응해야 하듯 달라진 세대에도 맞춰야 한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중기중앙회가 매달 선정하는 '이달의 자랑스러운 중소기업인' 수상자들로 이뤄진 자중회가 16일 '1990년대생들과 공존하는 방법'을 주제로 개최한 조찬강연회에는 50여명이 참석했다.


한 참석자는 "지금 20~30대는 핵가족 시대에서 귀한 존재로 자라나 개성이 강하고 자유분방한 세대다. 세대 변화의 속도에 적응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면서 경영해 나가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강사로 나온 '90년생이 온다'의 저자 임홍택 작가는 "최근에 변하는 것은 세대가 아닌 세상"이라며 "새로운 세상에서 서로의 생각을 이해하고 이에 맞는 새로운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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