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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봉 된 韓전기차 전시회…中업체 돈 깎아주고 모시기

최종수정 2019.05.13 16:32 기사입력 2019.05.13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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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부처별 전기차 전시회 우후죽순 난립

예산 중복 낭비에 참여율도 저조

中 업체 비용 할인하며 모시기 경쟁…신기술·신차 홍보의 場

국내 업체 '역차별'…전시 차종 돌려막고 울며 겨자먹기 참가

전기차 보조금 '상호주의 원칙' 의견도

중국 봉 된 韓전기차 전시회…中업체 돈 깎아주고 모시기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최근 국내에서 열린 전기자동차 전문 전시회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중국 기업이었다. 현대자동차의 중국 합작 파트너인 이 회사는 내연기관을 뒤로 하고 친환경차 생산 기업으로 탈바꿈을 시도하는 대표적인 곳이다. 이 회사는 이번 전시회에 처음으로 참여해 내년 한국시장에 출시할 전기차 3종을 선보여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전시회에 부스 30개를 차렸는데 20개 부스는 유료로 약 4400만원을 지불했고 10개 부스는 무료로 이용했다. 외국 업체에 대한 주최 측의 '배려'였다지만 우리 기업 입장에서는 형평성에 어긋난 '역차별'이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1년 전 이 전시회에는 또 다른 중국 업체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2층 전기버스를 출품해 흥행에 성공했다. 제주도는 이 회사가 출시한 전기버스 수십대를 구매해 현재 운영 중이다.


국내 전기차 전문 전시회가 난립하면서 각종 부작용이 불거지고 있다. 전기차 인기에 힘입어 중앙정부는 물론 지방자치단체가 경쟁적으로 전시회를 쪼개고 붙여 만든 탓에 예산 낭비가 극심하다는 지적이 우선 나온다. 또 국내 업체가 전시 차종 돌려막기와 비용 부담으로 참여 열기가 시들해진 사이 한국시장 진출을 모색하는 중국 업체들이 특별 예우를 받으며 홍보의 장(場)으로 적극 활용하는 실정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전기차 전시회는 이달 초 서울시와 환경부가 후원한 EV 트렌드 코리아를 시작으로 제주 국제 전기차 엑스포, 국제 그린카 전시회, 영광 e모빌리티 엑스포, 대구 국제 미래차 엑스포 등 최소 5개다. 대부분 지자체와 협회가 주관하며 중앙부처가 후원하는 행사라서 흥행을 위해서는 민간 기업의 참여가 필수다.


문제는 전기차 산업을 대표할 만한 규모급 전시회 하나 없이 비슷한 성격의 행사만 줄을 잇다 보니 지자체는 예산 낭비와 적자 운영의 수렁에 빠지고 기업은 막대한 비용을 부담하며 울며겨자먹기로 참여하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는 점이다. 한 참가 업체 관계자는 "솔직히 금전적 손익을 계산하면 전시회 참가보다는 다른 홍보 수단을 찾는 게 더 나을 것"이라면서 "정부의 보이지 않는 압박에 끌려오다시피 하는데 막상 현장에는 신선한 볼거리도 없어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중국 봉 된 韓전기차 전시회…中업체 돈 깎아주고 모시기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국 업체가 틈새를 파고 들고 있다. 이들이 신기술이나 신차 발표 무대로 국내 전시회를 활용하고 시장 진출을 타진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속출하고 있다. 최근 열린 또 다른 전기차 엑스포에서는 VIP 의전 차량으로 세계 1위 전기차 제조사인 중국 업체의 전기버스가 낙점됐다. 주최 측은 참가비를 받는 대신 추가적인 브랜드 홍보를 약속하면서까지 이 업체를 섭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내년부터 중국 내 전기차 보조금 제도가 없어지는 탓에 중국 업체의 해외시장 진출 의지가 어느 때보다 강하다"면서 "중국 비야디(比亞迪·BYD)와 베이징자동차가 자사 전기 승용차의 한국 판매 계획을 공공연히 밝히는 등 국내 전기차 전시회에 참여해 홍보를 하고 공급망을 적극적으로 찾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상용차 위주로 국내에 진출해 있는 중국 전기차는 내년부터 승용차로 외연을 넓히겠다고 선전 포고한 상태다. 자칫 국고 보조금이 중국산 차량으로 대거 유입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서울시를 포함한 지자체는 이미 중국산 전기버스를 대량 구매하거나 소형 전기차 구매 시 보조금도 일부 지원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에 상호주의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중국이 자국 산업 육성과 보호를 위한 보조금 정책을 펴면서 우리 기업이 혜택을 누리지 못한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의 미래는 배터리 경쟁력이 결정적인데 이 부분에서 중국은 겉으로는 자유무역을 외치지만 속으로는 보호무역을 넘어 국수주의 정책을 펴고 있다"면서 "한국산 전기차가 수출 국가로부터 자국산과 동등하게 보조금을 지급받을 경우 국내에서도 보조금을 지급한다는 등의 최소한의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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