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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트럼프, 한·일 갈등 관심없어…상호 이익·대북 공조 집중해야"

최종수정 2019.08.15 11:54 기사입력 2019.08.15 0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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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 14일(현지시간) '한일 무역전쟁의 과제' 세미나에서 조언

스콧 시맨 미국 싱크탱크 '유라시아' 아시아 담당 국장.

스콧 시맨 미국 싱크탱크 '유라시아' 아시아 담당 국장.



[아시아경제 뉴욕=김봉수 특파원] "내년 11월 재선 도전에 온통 관심이 쏠려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한일 갈등에 관심이 없다."


한일 갈등에 미국의 중재 역할을 기대하기는 어려우며, 양국간 협력이 가져다주는 상호 이익과 북한의 안보 위협에 한ㆍ미ㆍ일이 공동 대처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차근 차근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 싱크탱크 '유라시아그룹'의 스콧 시맨 아시아 담당 국장은 14일(현지시간) 미 뉴저지주 포트리 한 호텔에서 미한국상공회의소(KOCHAM)과 한국무역협회 뉴욕지부 주최로 열린 '한일 무역전쟁의 과제' 세미나에서 "미국의 한일 갈등 중재 능력이나 의지는 제한돼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시맨 국장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한일 양국간 갈등 해소에 도움을 주고 싶어도 백악관과의 협력이 사실상 어려운 실정이다. 내년 11월 재선에만 온통 관심이 쏠려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 밖에서 벗어나 있고, 미국의 유권자들 또한 외교 정책에 관심이 없다.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인 특성상 한일 갈등과 같은 민감하고 복작한 이슈를 이해하고 중재하는 데 취약하기도 하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중국과의 무역갈등, 일본과의 무역협상, 한ㆍ일과의 미군 주둔 방위비 분담 협상 등 '돈이 되는' 문제에 집중하고 있는 상태다. 시맨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100% 자신의 재선과 관련된 문제가 아니면 신경 쓰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한일 갈등은 동북아의 지역 안보 등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게 시맨 국장의 분석이다. 현재 동북아에선 러시아와 중국이 협력을 강화하면서 미국의 영향력을 약화시키려 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일 양국과 미국의 안보ㆍ방위간 협력은 중대한 지정학적 함의를 갖는다. 또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개발과 사이버 해킹 등에 대한 공동 대처, 대중국 경제적 과잉 의존 문제 등에서도 한일간 갈등 고조가 치명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한일 갈등은 기업 경영과 무역에도 큰 영향이 불가피하다. 시맨 국장에 따르면, 한일 갈등은 미국 주도로 추진하고 있는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나 아세안(ASEAN)이 추진하고 있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 자유 무역을 확대하려는 노력을 좌절시킬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한ㆍ중ㆍ일이 2018년 5월 체결한 LNG 수입 비용 절감 관련 양해각서도 무용지물이 될 수 있고, 한ㆍ일 양국의 신재생에너지 확충 노력, 문재인 대통령의 신남방정책, 아베 일본 총리의 인프라 개선 정책 등에서의 협력도 어려워질 수 있다. 한편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이 이달 말 갱신되지 않을 경우 한일 양국이 각자 비용을 더 지출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야 하는 등 추가적인 지출이 필요해진다.


하지만 현재로서 한일 갈등이 쉽게 해소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시맨 국장의 지적이다. 일단 15일 문재인 대통령의 광복절 연설과 오는 24일 GSOMIA 연장 동의 여부, 28일 일본의 한국 화이트리스트(안보상 수출심사우대국) 배제 발효, 9월 한국의 일본 화이트리스트 배제 발효 등의 일정이 주목되는 상황이다. 또 9월 말 유엔 총회, 10월31~11월4일 태국 방콕 아세안 정상회의 등에서 양국간 해법이 모색될 수도 있다.


시맨 국장은 "북한의 안보 위협에 양국이 공동 대처하는 것에 다시 집중해야 한다"면서 "새 일왕이 양국간 관계를 개선하는 데 지렛대가 될 수도 있고, 내년 도쿄 올림픽도 변수다"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장기적으로 학생과 학자 교류에 대한 지원을 늘리고 정부간 정책적 이슈 교환 등의 노력이 한일 긴장 완화를 위한 잠재적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일본이 상호의존성(interdependence)을 무기화해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크리스틴 베카시 미 메인대 교수는 이날 세미나에서 '상호의존력의 무기화(weaponized interdependence)라는 개념을 들어 한일 갈등의 본질을 설명했다.


그는 "(한일 갈등에서)정치적인 목적으로 공식적 혹은 비공식적 제재를 가하고 소비자들을 움직이며 외교적 협상에 경제적 관계를 연결시키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일본이 '불신'이라는 명목으로 무역 규제를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이 공식적인 제재를 가하지 않았고 세계무역기구(WTO)의 규범에도 해당되지 않는 조치를 취했다"면서 "반도체 소재 등에 대한 대량 주문을 불가능하게 하고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함으로써 공급망의 혼란을 노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베카시 교수는 그러면서 한국의 기업들에게 "일자리ㆍ투자ㆍ무역 등 협력을 통한 상호 이익 부문을 강조하고 일상적인 기업 활동과 협력을 지속해야 한다"면서 "민간 분야에서의 인적 교류와 상호 이해ㆍ관계 증진ㆍ문화 교류 등을 통해 갈등 해소에 힘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뉴욕=김봉수 특파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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