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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숨겼다"…뿔난 CS 주주들 경영진 상대 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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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투자은행(IB) 크레디트스위스(CS)의 주가 급락으로 막대한 손실을 입은 주주들이 CS 경영진들을 상대로 소송에 나섰다. 당국으로부터 긴급 자금 수혈을 받으면서 단기 유동성 위기를 모면한 CS는 이제 송사 리스크에 직면하게 됐다. 앞서 파산한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례처럼 비슷한 소송이 잇따르면서 도미노 소송전으로 번질지 시장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CS의 미국 주주들은 이날 악셀 레만 회장을 비롯해 CS 전·현직 경영진들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집단소송 소장을 뉴저지주 캠든에 있는 연방법원에 접수했다. 주가 급락 사태의 배경인 2021년 연례 보고서에서 내부 통제 미흡 등의 '중대한 결함'을 미리 알리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CS의 주가 급락은 최근 공개된 수년간의 연례 보고서에서 내부 통제 미흡 등 회계상 ‘중대한 결함’이 발견되면서 재무 우려가 증폭되는 가운데, 최대주주인 사우디 국립은행 아마르 알 쿠다이리 회장이 ‘유동성 추가 지원 계획이 없다’고 밝힌 것이 단초가 됐다. 이로 인해 스위스 취리히 증시와 미 뉴욕 증시 상장된 CS 주가는 모두 최근 가파른 급락세를 보였다.


이들은 소장에서 사측이 재무 위험을 미리 알렸으면 주가 급락에 따른 손실을 피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4분기 CS의 순자산은 1100억스위스프랑 감소했고, 순자산 유출의 대부분은 CS 위기설이 부각됐던 지난해 10월, 즉 4분기 중 일어났다. 하지만 레만 회장은 지난해 12월 수많은 언론 매체와 인터뷰에서 "순자산 유출이 중단됐고 고객 이탈 수도 줄고 있다"고 밝혔다. 주주들은 이 같은 레만 회장의 발언은 '중대한 거짓 진술'에 해당한다며 사측이 의도적으로 위험을 숨기려고 했다고 소장에서 주장했다.


소장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실적 보고서가 공시된 지난달 9일 직후부터 미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CS의 주가는 16% 가까이 폭락했다. 이달 초 2022년 연례보고서 공시가 지연될 것이라는 소식이 더해지면서 낙폭은 더 커졌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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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주가 향방이 긍정적이지 않다는 점도 이번 소송의 동력이 됐다. CS는 당국 주도로 기업 해체 수준의 구조조정과 경쟁사로의 인수합병(M&A) 등이 논의되고 있다. 어느쪽으로 결론이 나든 CS 주가에는 치명적이다.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1년물과 5년물 신용디폴트스와프(CDS)도 악화일로다. 전날 기준 CS의 CDS는 각각 3700bp(베이시스포인트·1bp=0.01%포인트)를, 975bp까지 치솟았다.


CS는 이미 수년 전부터 투자 실패에 따른 누적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위기설에 휩싸였다. 미국 아케고스 사태와 2021년 3월 파산한 영국 그린실 캐피털 투자 손실로 야기된 만성 적자와 연례보고서상 중대한 결함에 대한 보도, 최대주주의 자금 지원 불확실성 등 각종 악재가 더해지면서 주가 하락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편 앞서 지난 10일 유동성 위기로 폐쇄된 SVB도 사태의 배경인 고금리에 취약한 자산 구조라는 특수성을 미리 공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피소됐다. SVB 주주들은 지난 13일 이 은행의 모기업인 SVB 파이낸셜 그룹의 최고경영자(CEO)인 그레그 베커와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대니얼 벡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집단소송 소장을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 있는 연방법원에 접수했다.


SVB 주주들은 이번 사태가 미국 은행 평균보다 현금성 자산은 적고 증권 투자 비중은 높은 SVB의 특수성에서 기인한다고 봤다. 그러면서 2021년 1월16일부터 이달 10일 사이에 있었던 SVB 투자자들의 불특정한 손해를 배상하라고 청구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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