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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경영]하마스가 쉽게 무너지지 않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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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조직이자 정당·군사조직
가자지구 주민들 절대적 의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이스라엘-하마스(Hamas)간의 교전은 사실 이번이 4번째다. 앞서 2008년부터 2012년, 2014년, 올해까지 주기적으로 이스라엘과의 전쟁이 발생했다. 특히 지난 2014년 교전 때는 하마스 주요 장성들은 물론 조직원 대다수가 사망해 조직 재건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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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이번에 하마스의 기습공격을 당한 주요한 이유도 그동안 하마스의 재건이 불가능할 것이라 보고 방심했기 때문이란 지적도 있다. 심지어 이번 기습작전을 총 지휘한 것으로 알려진 하마스의 알 카삼 여단 사령관인 모하메드 데이프(Mohammed Deif)는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설까지 나돌았던 인물이었다.


하마스가 이처럼 끈질긴 생명력을 보여주는 이유는 일단 다른 중동의 군벌조직들과 달리 여러 특수성들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하마스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무장정파'라고 해석하지만, 하마스는 종교조직, 정당, 군사조직의 3가지 특성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다.

먼저 하마스란 단어 자체는 아랍어로 '열정'이란 뜻으로 유일신 알라를 향한 이슬람 근본주의 종교단체에서 출발했다. 원래는 1938년 이집트에서 시작된 종교운동인 '무슬림 형제단'의 팔레스타인 지부에서 시작됐다. 지역 주민들에게 이슬람 교리를 실천하며 바르게 살자는 취지로 시작됐지만, 수십년간 중동전쟁을 거치면서 완전히 다른 조직이 돼버렸다.


종교단체 특성과 함께 하마스를 규정하는 또다른 정체성은 정당이라는 점이다. 하마스는 원래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와 분열된 2013년 전까지는 팔레스타인의 주요 정당 중 하나였다. 2006년 총선에서는 전체 132석의 의석 중 74석을 차지하며 대형정당이 되기도 했지만, 이후 벌어진 팔레스타인 내전으로 현재는 가자지구만 대표하는 정치조직이 됐다.


마지막 정체성이 우리에게 잘 알려진 군사조직으로서의 하마스다. 현재 하마스 산하 군사조직인 알 카삼 여단을 중심으로 약 3만명의 병력을 거느리고 있으며, 가자지구를 실질 점유하고 있는 군벌이다. 이란 및 헤즈볼라 등의 지원을 받아 소총과 로켓포, 전투차량 등도 자체 생산하고 있다. 러시아, 북한으로부터 군사기술 및 토목기술을 도입해왔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로인해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하마스는 유일하게 의지하는 종교, 정치, 군사조직이 됐다. 이스라엘이 거의 전 병력을 동원해 가자지구에서 하마스 초토화작전을 벌인다해도, 실제 하마스가 또다시 괴멸적 피해를 입더라도 다시 재건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오히려 초토화작전이 가자지구 주민들의 적개심만 더 키운다면, 하마스 조직이 오히려 커질 우려도 있다. 가자지구 주민들은 이미 이스라엘과 교전으로 많은 것을 잃었기 때문이다. 공장, 기업들이 늘 주기적인 교전에 무너지다보니 실업률은 70%가 넘고 생필품은 늘 부족하다. 이스라엘의 국경장벽, 해상봉쇄로 모든 것이 밀수로만 돌아가는 거대한 감옥에서 태어난 주민들이 적개심을 가지지 않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도 가자지구 주민들의 말을 전하며 초토화작전이 더 큰 비극을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스라엘과의 교전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던 이스라엘군이 물러가면 하마스는 이겼다고 할 것이다. 우리는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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