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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근지옥 해방일지]⑬“패딩턴에서 히스로 공항까지 28분”… ‘영국판 GTX’ 런던 크로스레일 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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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근지옥 해방일지]⑬“패딩턴에서 히스로 공항까지 28분”… ‘영국판 GTX’ 런던 크로스레일 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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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1시간 넘게 걸렸던 거리인데 크로스레일 덕분에 통근시간이 절반으로 줄었어요."


영국 런던 외곽인 핸웰(Hanwell) 지역에 사는 제임스 록켓 씨는 최근 출근길이 편해졌다. 런던 시내 중심부를 연결하는 크로스레일 엘리자베스라인(Crossrail Elizabeth line) 통근열차를 이용하면서 빠르고 안전하게 오갈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집에서 직장인 카나리 와프(Canary Wharf) 지역까지 버스 한 번과 지하철 두 번을 타고 1시간 10~20분 가량을 이동해야했지만, 이제는 크로스레일을 한 번만 탑승하면 별도의 환승 없이 30~40분 만에 도착할 수 있게 됐다.


지난 5월 19일(현지시간) 영국 정부는 런던 동·서부를 가로지르는 크로스레일(Crossrail)인 엘리자베스 노선이 개통됐다고 밝혔다. 한국에서는 현재 추진 중인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의 롤모델로 잘 알려져 있다. 2009년 본격 착공에 들어간 이 노선은 13여년 만에 완공된 셈이다. 이 노선은 개통한지 5일 만에 탑승객 100만명을 달성할 정도로 런던 시민들이 애용하고 있다.

엘리자베스 노선은 런던의 낡은 교통망 재정비를 위해 영국 정부가 추진해온 대형 프로젝트다. 기존 ‘크로스레일’이란 이름에서 2016년 엘리자베스 2세 즉위 70주년을 기념해 ‘엘리자베스 노선’으로 바꿨다. 당초 2018년 12월 전 구간 개통을 목표로 했지만 공사가 늦어진데다 코로나19까지 겹치며 올해가 돼서야 완공됐다.


해당 노선은 런던 서부 리딩과 히스로공항에서 런던 도심과 금융가를 거쳐 동부로 이어진다. 총 길이 118km, 41개 역으로 이뤄지며 대부분 구간은 기존의 영국 철도와 노선을 공유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본드스트리트 역을 마무리하면서 신설역 10개 모두 완공됐다. 총 사업비만 해도 190억파운드(약 30조원)에 이른다.




10월 5일 크로스레일 엘리자베스 라인 패딩턴역 전경. 시민들이 통근을 위해 열차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류태민 기자)

10월 5일 크로스레일 엘리자베스 라인 패딩턴역 전경. 시민들이 통근을 위해 열차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류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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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5일 방문한 크로스레일 엘리자베스 라인 패딩턴역에는 수많은 시민들이 빼곡하게 열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열차를 이용하는 런던시민 도미닉 핑 씨는 "기존 지하철과 달리 열차와 환경이 쾌적하고 속도가 빨라서 좋다"라며 "이용 요금도 부담이 가는 수준이 아니라서 자주 이용한다"라고 말했다.

이날 실제로 탑승해본 열차는 속도가 빨라 귀가 조금 먹먹했지만, 열차 내 소음이나 진동이 적어 승차감이 뛰어났다. 특히 배차간격이 2분 30초로 짧아 통근하는 시민들이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열차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일반 런던 지하철과 달리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도 차별점이다. 이용료도 일반 런던 지하철과 비슷해 시민들이 큰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있었다.


엘리자베스 라인에 투입된 열차는 최고 시속 120~140km에 달할 정도로 속도가 빠르다. 서울 지하철 평균 속도(29.3~35.9km/h)의 3~4배 수준이고, 9호선 급행(46.8km/h)보다 2배 이상 빠르다. 실제로 런던 중심가에 위치한 패딩턴 역에서 탑승해 동쪽 종점인 아비우드 역으로 이동하니 31분 만에 도착했다. 기존에는 버스를 통해 이동하려면 1시간 30분이 넘는 거리다. 국제공항인 히스로공항에서 패딩턴 역까지도 32분 만에 갈 수 있어 여행객들의 편의가 크게 높아졌다.



런던의 양대 금융중심지로 불리는 카나리 워프(Canary Wharf) 일대 전경(사진=류태민 기자)

런던의 양대 금융중심지로 불리는 카나리 워프(Canary Wharf) 일대 전경(사진=류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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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엘리자베스 라인이 런던의 양대 금융중심지로 발전한 카나리 워프(Canary Wharf)를 지나가면서 직장인들의 통근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 로빈 힉맨(Robin Hickman) 런던대 도시계획학과 교수는 "카나리 워프는 기존에 은행이나 증권사 등 금융기업이 많아 통근자가 몰렸지만 교통편이 충분치 않아서 어려움이 많았다"라며 "엘리자베스 라인이 들어서면서 이곳에 취업률도 더 크게 올라갔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전했다.


엘리자베스 라인 동쪽 종점인 아비우드 역에서 카나리 워프로 출퇴근하고 있다는 저스티나 크랩트리 씨는 "작년까지만 해도 오전 출근길에서 1시간 가까운 시간을 허비해야 했다"라며 "크로스레일이 개통되고 아비우드 지역으로 이사오고 난 후 열차에서 보내는 시간이 10분으로 대폭 줄었다"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크로스레일 도입을 통해 자동차 이용률이 줄어들 것이란 기대감도 커졌다. 힉맨 교수는 "현재 런던에서 대중교통이나 자전거, 도보 등을 통해 통근하는 비율이 60% 가량 된다"라며 "엘리자베스 라인 개통으로 대중교통의 인기가 더 높아지면서 최대 80%까지 늘리는 게 장기적인 목표"라고 설명했다.


영국 정부는 엘리자베스 라인 외에도 두 번째 크로스레일 노선을 준비 중에 있다고 밝혔다. 사이먼 베넷(Simon Bennett) 크로스레일 러닝 레거시(Learning Legacy) 부서장은 "런던 동북부에서 남서부를 가로지르는 새로운 크로스레일 노선 사업이 준비 중"라며 "아직 예산편성과 펀딩 등의 절차를 진행 중이라 개통까지는 시간이 꽤 걸릴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기존 지하철 역을 연결하는 엘리자베스 라인과 달리 두 번째 노선은 완전히 새로운 지하철 역을 만드는 게 차이점"이라고 덧붙였다.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류태민 기자 righ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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