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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톺아보기]지방시대의 시작, 어떻게 할 것인가

최종수정 2022.06.23 07:03 기사입력 2022.06.23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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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감소지역 지원 특별법’을 아시는가? 6월10일에 제정됐고 내년 1월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아직 시행령과 시행규칙이 없다. 동법 제정의 가장 중요한 이유는 지역소멸 위기론의 등장이다. 지금처럼 저출산·저출생 현상이 지속된다면 2060년 쯤 한반도 정주인구가 지금보다 약 2000만명 감소한 3300만명 수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 결과는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이 사라지는 것이다. 일본발로 시작된 지방소멸위기론이 한국에서 현실이 될 수 있다. 태어나는 아이 수는 급감하고 노인만 남게 되는 지역이 결국 사라지게 된다. 이미 상당수 비수도권 지방에서 관찰할 수 있는 현상이다.


2020년 기준으로 서울의 합계출산율은 0.6명에 불과하다. 비수도권 지역의 합계출산율은 그래도 1.0명 수준은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그해 서울에서 태어난 아이 수는 4만7000명이 넘었다. 전남·북, 충북, 경북, 강원에서 태어난 아이 수를 모두 합쳐도 4만4000명이 조금 넘는다. 결국 출산율이 아무리 높아져도 해당 지역에 사는 사람 수가 적으면 소멸 위기를 벗어나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된다. 결국 가장 좋은 해결책은 소멸위기 지역에 사람이 들어가서 사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지자체마다 ‘청년 모시기’ 경쟁을 하고 있다. 하지만 청년들은 발길을 쉽게 옮기지 않는다. 살고 싶은 곳을 선택하는 동기는 아이를 낳으려는 이유만큼이나 다양하기 때문이다.

청년에 초점을 맞춘 지방소멸 대응은 여성에게 "아이를 낳으라"고 강요했던 출산장려정책 틀에서 여성을 청년으로 바꾼 것 외에 아무런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 사람은 해마다 늙어간다. 청년도 늙어가는 사람이다. 중장년이 되고 노인이 됐을 때에도 쾌적하고 편안하게 살 수 있는 생활환경에 대한 희망을 가질 때 청년의 발길이 움직이게 될 것이다. 일자리만 만든다고 될 일도 아니고 학교만 다니고 마는 농촌 유학생 모집만으로 될 일도 아니다. 누구라도 살기 원하는 통합적 생활환경 구축을 시작해야 한다. 어떻게 할 것인가? 지금까지 수도권 중심으로 발전(?)해 온 한국사회의 흐름과 반대로 하면 된다.


특정 연령층에 초점을 맞춘 근시안적 사업을 포기할 필요가 있다. 누구라도 들어와서 살고 싶은 사람친화적인 생활환경 구축을 시도해 보자. 수도권 중심으로 비대해진 한국의 생활환경은 사람에게 적대적이다. 무한경쟁을 강요하면서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에서 잘 보여주듯이 먹거리 하나 제대로 먹지 못하고 그냥 입에 쑤셔 넣는 삶이다. 부동산 가격에 대한 욕망은 장애인·노인 등 결국 우리가 될 수 있는 사람들을 위한 시설을 ‘혐오시설’로 규정하고 내 동네에 들어오기를 거부한다.

국가(중앙정부)가 만들어주는 지역균형발전이 아니라 지방이 주도하는 지방시대를 만들기 위한 역발상,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때다. 지역소멸위기 대응은 이렇게 한번 해보자.


기초지자체 내 이른바 슬세권 중심 지역기본선을 설정하자. 보행자 전용로와 산책로, 한 명의 아이라도 소중히 돌보고 교육하는 환경,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만날 수 있는 마을 주치의 등 지역에 사는 당사자들이 모여서 사람친화적 지역기본선을 만들도록 하자. 일자리는? 수도권 사람들이 집값 떨어진다고 거부한 사회서비스 시설을 제대로 만들어서 일자리도 만들고 내 아이가 나보다 하루 먼저 죽기를 바라는 부모들의 발길부터 옮겨오도록 하자. 사회적 약자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비웃을 수 있는 지방 사람들의 저력을 보여주자. 그렇게 사람이 모이면 편의점, 카페, 영화관도 생긴다. 사람친화적, 사회연대적 대응으로 만드는 지방시대가 지역소멸 위기에 대응하는 좋은 처방전이 될 것이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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