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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경영] '어린이날'의 탄생

최종수정 2021.05.04 11:11 기사입력 2021.05.04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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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파 방정환 선생의 사진[이미지출처=국가보훈처]

소파 방정환 선생의 사진[이미지출처=국가보훈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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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전 세계 최초로 ‘어린이날’을 제정한 나라는 한국이다. 흔히 1925년 6월1일 제정된 것으로 알려진 ‘국제어린이날’이 세계에서 가장 먼저 시작된 어린이날로 오해받지만, 한국의 어린이날은 이보다 3년 앞선 1922년 5월1일부터 시작됐다. 일본도 2차대전 이후 한국의 전례를 따라 5월5일을 어린이날로 기념하고 있다.


오늘날에는 어린이날이 가정 내의 아동 학대와 세계 각지에서 벌어지는 무분별한 전시, 노동 동원 등을 막기 위한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주로 기념되고 있지만, 1922년 당시에는 어린이날의 제정과 기념 그 자체가 독립투쟁의 일부였다. 여기에는 독립운동가이자 민족대표 33인의 일원인 손병희의 사위, 소파 방정환이란 인물의 일대기가 숨어 있다.

방정환은 가난했던 집안 형편 때문에 사회 초년생 때는 조선총독부 토지조사국의 직원으로 취직한 적도 있었지만, 일제의 토지조사 사업에 반발해 일을 그만두고 독립운동에 일생을 바친 교육가였다. 그는 특히 1919년 3·1운동 이후 일제가 ‘문화통치’라는 명목하에 1910년 한국이 일제에 병탄된 이후 탄생한 아이들을 대상으로 이른바 ‘내선일체(內鮮一體)’ 사상 교육을 강화하는 것을 매우 위험하다고 판단했다.


특히 일제는 아동들이 철저히 부모나 윗사람의 뜻에 순종하는 조선의 유교문화를 악용하려 들었고, 여기에 대항해 나온 것이 ‘어린이’라는 개념이었다. 방정환은 12세 미만의 아동들도 어른들과 대등한 인격체로 존중해야 하며, 자립심과 민족적 자각을 일깨워 일제의 정신적인 침탈을 막아야 한다고 주창했다.


그가 전국으로 1000회 이상 아동들을 위한 구연동화를 다닐 때마다 일제의 고등계 형사들이 그를 감시하기 위해 뒤따랐던 것도 이런 이유 에서였다. 그러나 막상 일제 형사들조차 그의 구연동화를 듣다가 우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고 한다. 방정환의 강연을 감시하던 일제 형사인 미와 와사부로는 "방정환이 일본사람이었다면 크게 자리 잡았을 인물"이라고 역으로 치켜세워주기까지 했다고 한다.

비록 방정환은 31세의 젊은 나이에 과로로 인해 세상을 떠났지만, 그가 만든 어린이날은 올해로 99주년을 맞았다. 잔잔한 물결처럼 어린이들에 대한 세상의 인식을 바꾸겠다며 자신의 호도 ‘소파(小波)’라 지었던 그의 정신이 앞으로도 계승되길 기대해본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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