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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수의 인구프리즘]인구변화發 대행수요 급성장…클릭 한번의 블루오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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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수의 인구프리즘]인구변화發 대행수요 급성장…클릭 한번의 블루오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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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변화는 소비 패턴에 반영된다. 연령ㆍ세대별 양적ㆍ질적 변화가 이전과 달라진 새로운 실현 욕구와 소비 지점을 만들기 때문이다. 덩치와 속내 모두 새로워진 고객의 출현은 소비시장의 진용 변화로 연결된다. 청년 인구가 변화를 주도하되, 중ㆍ장년은 물론 고령 인구조차 급격한 시대 변화에 발맞춘 새로운 소비 트렌드에 가세한다. 그중 대표적인 욕구 지점이 1인화의 분업 심화가 만들어낸 대행시장이다. 집안 살림을 맡기는 가사 대행의 급성장이 정황증거다. 효용이 확인되면 수요는 확대된다. 대행 욕구는 갈수록 분화된다. 청소ㆍ요리ㆍ세탁에서 시작됐지만 이대로면 일상생활 전체가 대행될 날도 머지않았다. 인구 변화로 대행이 직접 하는 것보다 효용적이라 느끼는 신흥 고객이 대거 출현한 결과다.


일본은 대행시장의 최일선 무대다. 인구 변화의 선두 사회답게 다종다양한 변화 욕구가 사업 모델로 연결된다. 한국으로선 선행의 관련 사항을 체크ㆍ분석할 때 저비용ㆍ고성과의 효과가 기대된다. 당장은 쇼핑 대행이 활황이다. 바쁜 신고객을 위해 물건을 배달해주는 대행 업무가 인기다. 맞벌이ㆍ1인화의 잠재 고객이 타깃이다. 근처에 쇼핑 공간이 없는 구매 난민도 단골이다. 외출 부담이 있는 사람이나 환자 등도 마찬가지다. 가사대행업체부터 심부름 등 구매 대행 특화 업체도 붙는다. 주 1회ㆍ월 2회 등 정기 이용자가 많다. 단발 서비스도 있다. 시간당 2000~3000엔대가 보통이다(교통비 별개). 자택ㆍ회사로의 배달이 많지만 인터넷 구매가 어렵거나 지역 한정 판매품에도 대응한다.

'미래사회=고립 개인'
필요물품 배달은 당연

뭘 살지 결정하는 게 쉽지 않아 괴로운 결정장애를 해결해주는 대행 서비스도 있다. 선택 카드가 많을 때 유효한 새로운 수요다. 쇼핑을 안 즐기고 시간마저 없다면 딱이다. '고객 고민=사업 기회'라면 쇼핑 피로의 시선ㆍ수요에 맞춰 제품 선택을 거들어주는 신종 사업은 전망이 밝다. 믿고 맡기는 일종의 신뢰 구매인 터라 검증된 전문가의 손길이 필수다. 고객 시선과 프로 경험의 매칭 사업이다. 의류ㆍ장신구 등이 대표적이다. 가령 의류렌털회사(air Closet)는 프로 스타일리스트가 고객에게 어울리는 여성복을 골라준다. 전신 사진ㆍ선호 색상 등을 올리면 해당 고객에게 어울리는 옷을 찾아 제안한다. 300개 브랜드의 의류 10만종이 후보군이다. 남성 양복을 선별해주는 서비스(leeap)도 가세했다. 회원 등록 후 매월 다양한 패턴의 양복을 배달ㆍ반납하는 구조다. 조건별 맞춤 양복을 추천받고 1개월 후 반납하면 새로운 양복이 배송된다. 최신 트렌드와 회원 연령ㆍ용도 등에 맞춘 아이템 엄선이 장점이다. 쇼핑에 따른 수고ㆍ노력을 대행해주고 구매ㆍ관리ㆍ보관비가 없어 총액 환산으로는 더 싸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전영수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교수

전영수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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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만이 아니다. 고르기 어려운 것이면 뭐든 구매 대행의 후보 품목이다. 책도 이에 속한다. 한국에서도 이름을 떨친 후 벤치마킹이 잇따르는 홋카이도의 동네서점(이와타) 사례가 뒷받침한다. 점주의 추천 서적을 1만엔어치 골라 고객에게 배송하는 아이디어다. 요컨대 '1만엔 선서(一萬円選書)'다. 전국적인 주문 쇄도 사태로 일약 화제의 구매 대행으로 부각됐다. 설문조사로 고객의 직업ㆍ나이ㆍ가족관계 등 취향을 종합해 가장 만족스러워할 책을 골라준다. 서비스는 종료까지 3~4개월 걸린다. 메일ㆍ팩스ㆍ편지 등을 통한 설문조사는 1회가 아니라 수차례 상호 확인을 반복한다. 추천 리스트를 1차로 보낸 후 재차 의논해 뺄 건 빼고 더할 건 더한다. 더불어 선별 이유 등을 메시지로 보내는 세심한 서비스도 인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집 안 독서가 늘며 현재는 서비스 중단 공지가 올라왔다(2020년 6월 말). 그때그때 가능할 때 접수하는 구조다. 주인장의 커버 능력을 초과해 품질이 저하될 것을 우려한 조치로 해석된다. 역설적이게 이 상황이 방문 고객을 더 늘렸다는 후문이다.

살림살이를 맡아주는 물건 보관 대행 사업도 있다. 자택ㆍ회사 외의 외부 공간을 빌려 개인 물건을 보관하도록 공간을 대여하는 아이디어다. 일본에선 수납 대행ㆍ공간 임대 광고를 손쉽게 찾을 수 있다. 대부분 3.3㎡(1평) 안팎의 공간을 장기간 임대하는 형태다. 보관 기간에 습기ㆍ탈취 기능을 비롯한 완벽한 환경을 제공하는 덕에 계절성 수납 수요가 있는 가정주부와 덩치 큰 레저용품을 보유한 청년들의 수요가 많다. 경쟁은 뜨겁다. 공간 매입 없이 임대하면 낮은 비용으로 초기 투자가 가능하다. 유휴 공간을 보유한 회사라면 매력적이다. 물건 보관에 골치를 앓는 법인 수요도 많다. 게이오(京王)전철 등 입지 환경이 좋은 부동산 소유 회사가 주도한다. 유통업체 이온그룹의 쇼핑센터에도 렌털업자의 출사표가 이어진다. 주차장에 공간을 만들어 수납을 대행해준다. 미쓰이물산 등 거대 기업까지 진입했다. 일부 지역의 한정 사업에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출점 전략을 실천한다.

신고객의 시간활용 인식변화
공간 활용형·교환형 등
가치 배달 서비스 주목

대행 욕구는 배달 수요로 옮겨간다. 대행의 끝은 결국 배달이다.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직접 구매가 아닌 인터넷ㆍ모바일을 통한 간접 구매도 배달 수요를 낳는다. 배달이 편한 신고객의 등장도 잠재력을 부가한다. 이렇게 되면 배달은 소비시장의 필수불가결한 트렌드로 확대된다. 즉 배달 라인업은 갈수록 판이 커진다. '미래 사회=고립 개인'이면 필요 제품을 배달ㆍ수령하는 소비 욕구는 당연하다. 한국에서도 도시락ㆍ반찬은 물론 가공ㆍ냉동식품을 가정ㆍ직장에서 즐기려는 문화가 확산세다. 배달을 회피하던 음식점도 가세한다. 스마트폰 주문ㆍ배달 애플리케이션도 인기다. 새로운 배달 서비스는 진화한다. 향후 ▲신문 배달과 연계해 배달 기능이 없는 소매점 활용(주문 배달 포털 사이트) ▲앱 주문에 대해 등록 배달원이 가능 시간에 배달(요리 배달 서비스) ▲새로운 앱 다운 없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배달 검색ㆍ주문 가능(SNS 앱) 등이 예상된다.


배달시장의 단골 품목인 음식은 직접적인 요리 취식보다 간접적인 대행 구매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어 성장세가 뚜렷해질 전망이다. 인구 변화에 따른 신고객의 취향 조정이 반영된 결과다. 특히 음식시장은 줄어도 음식 배달은 기대된다. 당장 고령자와 맞벌이가 양대 수요다. 살균 등 위생 문제에 민감한 신선식품까지 이미 배달 품목에 포함됐다. 선도(鮮度) 관리로 신선식품의 인터넷 판매가 가능해지며 심리장벽이 낮아진 것도 한몫했다. 신고객의 시간 활용에 대한 인식 변화와 ICT 진전에 따른 시간의 유효 활용은 배달시장의 호재다. 따라서 시간 효율화를 마케팅으로 내거는 게 권유된다. 소비자가 중시하는 가치와 배달 서비스를 결합하면 공간 활용형(카페 병설 코인세탁소), 교환형(출장 요리), 빈틈 활용형(24시간 피트니스), 분절형(배달ㆍ택배 서비스) 등의 접근 사례가 검토된다(미쓰비시UFJ리서치컨설팅). <전영수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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