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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때로 여행가의 밥] 겨울 한라산과 해녀 민박집

최종수정 2020.01.22 18:11 기사입력 2016.02.0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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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기와 비수기가 따로 없을 정도로 관광객들로 미어터진다는 소리가 나도는 제주는 늦가을부터 초봄까지 그 열기가 조금 시들해진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남쪽과 가까운 제주에도 겨울은 지나간다. 한겨울에 찾은 섬은 제주다움으로 넘실거린다. 한때는 제주 관광의 독보적인 존재였지만 올레길이 생기고 곶자왈이 개방되고 자전거일주도로가 완성되면서 점점 상징적인 존재로 희미해져 가는 한라산, 그리고 오직 제주에만 존재하는 해녀 아줌마의 민박집이 겨울 제주 여행에 다채로움을 더한다.


1100도로, 어리목광장, 516도로의 제주마방목지는 눈으로 뒤덮인 한라산을 조망할 수 있는 감상 포인트로 손꼽힌다.

1100도로, 어리목광장, 516도로의 제주마방목지는 눈으로 뒤덮인 한라산을 조망할 수 있는 감상 포인트로 손꼽힌다.




눈꽃에 취해 놀멍 쉬멍 오르는, 겨울 한라산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되어 예약한 사람들에게 입장을 허락하는 거문오름을 찾아 탐방사 할머니에게 한라산에 대한 일화를 들었다. 날이 좋으면 거문오름에서 한라산을 조망할 수 있는데, 변화무쌍한 섬의 날씨는 한라산과 구름이 숨바꼭질을 하는 모습을 더 자주 보여준다. “여러분 한라산이 몇 미터인 줄 아세요? 바로 1950미터입니다. 이 높이는 누가, 언제 측정했는지 아시나요? 바로 독일인 학자였다고 합니다.”


제주에 가면 “한라산 한 병 주세요!”라고 외쳐댈 줄만 알았지 어떤 뜻이 담겨 있는지, 어떤 산인지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저 제주에는 한라산이라는 공식 같은 무미건조함으로 한라산을 가벼이 여겨왔을지도 모른다. 한라산은 ‘하늘의 은하수를 잡아당길 만큼 높다’는 뜻이라고 한다. 고구마 모양을 한 그리 크지도 않은 제주란 섬에 남한에서 가장 높은 산이 우뚝 솟아 있으니 한라산은 예로부터 제주의 상징이 되었다.


그저 높기만 산도 아니다. 2만6천 년 전까지 화산분화 활동을 하여 젊은 산이라 불리는 한라산은 백록담을 중심으로 영실기암, 분화구습지, 람사르습지로 등록된 1100습지, 산벌른내, 탐라계곡 등을 품고 있다. 독특한 지형과 지질적 가치를 지닌 천연보호구역이다. 또 온대와 한대, 아고산대의 다양한 식물은 생태계의 보고다. 1970년 3월에 국립공원으로 지정됐고 2002년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 2007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사계절 언제 올라도 각각의 매력이 있지만 겨울 눈꽃산행을 으뜸으로 꼽는 이들이 많다. 한라산에는 6개의 탐방로가 놓여 있는데, 겨울 산행의 인기는 편도로 2시간 30분 정도 걸리는 영실 코스가 독차지한다. 영실휴게소에서 시작하여 병풍바위, 윗새오름, 남벽분기점까지 이어지는 약 5.8킬로미터의 구간으로, 초반의 능선만 참으면 초보자라도 겁을 먹지 않고 오를 수 있을 정도로 험하지 않다. 추위와 싸우며 겨울산을 오르는 고행은 영실기암과 슬픈 전설을 품은 오백나한, 눈꽃을 곱게 차려입은 구상나무 군락지가 위로해 준다.

다만 한라산의 설경을 만끽하려면 아침 일찍 서둘러야 한다. 동절기에는 낮 12시 무렵부터 각 탐방로의 입구에서 입산과 하산이 통제되기 때문이다.


육지보다 겨울이 더디게 찾고 봄은 빨리 깃드는 제주도. 섬의 겨울 절경은 겨울왕국으로 변한 한라산이다.

육지보다 겨울이 더디게 찾고 봄은 빨리 깃드는 제주도. 섬의 겨울 절경은 겨울왕국으로 변한 한라산이다.

한라산에는 여러 개의 탐방로가 있는데, 겨울에는 영실탐방로로 사람들이 몰린다.

한라산에는 여러 개의 탐방로가 있는데, 겨울에는 영실탐방로로 사람들이 몰린다.



겨울 한라산을 찾는 관광객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한라산은 기상 악화로 입산이 종종 통제되기도 하니 찾기 전에 입산 가능 여부를 확인해 둘 필요가 있다.

겨울 한라산을 찾는 관광객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한라산은 기상 악화로 입산이 종종 통제되기도 하니 찾기 전에 입산 가능 여부를 확인해 둘 필요가 있다.




해녀 아줌마의 하숙집, 초롱민박

제주로 함께 여행을 떠나기로 약속 한 후배가 희소식을 알려왔다. 성산일출봉 마을에 해녀 아줌마가 운영하는 민박집이 있는데 예약 넣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고. 그런데 애를 써서 장기 투숙권을 받아냈다는 뉴스였다. 제주에 가면 바닷가 앞 호텔이나 산속 펜션을 선호했던 나이지만 초롱민박과 만난 후 지인들이 제주도에 간다고 하면 “얼른 해녀 아줌마 민박에 예약 전화를 넣어”라고 부추긴다. 그러나 대개는 이런 답이 돌아온다. “거기 뭐야? 한 달 후에도 방이 다 찼다는데?”


요 몇 년 제주에 가게 되면 반드시 하룻밤은 머물고 오려고 애를 쓰는 해녀 아줌마의 민박집 이름은 초롱민박이다. 친절한 아줌마, 깨끗한 방과 화장실, 제주도 장금이인 해녀 아줌마가 차려주는 뷔페식 아침밥. 단골들이 입을 모아 꼽는 초롱민박의 히트 요인이다. 특히 해녀 아줌마는 민박집 주인에 딱 어울리는 지, 덕, 체에 손맛까지 갖춘 분이셨다. 제주에서의 길고 빡빡한 일정에 급병까지 얻었지만 힘을 내어 랄랄라 제주 유랑을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은 아줌마의 공이 컸다. 물질해온 미역이며 해산물을 맛보여 주셨고 저녁도 못 먹고 돌아다니는 건 아닌지 밤이면 야식도 챙겨주셨다. 아주머니 덕에 제주를 다시 찾는 단골이 꽤 많은 듯하니 제주도에서 표창장이라도 드려야 할 것 같다.


성산일출봉 근처에 자리한 해녀 민박집, 초롱민박.

성산일출봉 근처에 자리한 해녀 민박집, 초롱민박.

민박집의 안채 2층 방에서는 창문 너머로 제주의 바다가 아련하게 보인다.

민박집의 안채 2층 방에서는 창문 너머로 제주의 바다가 아련하게 보인다.



제주의 들과 산, 바다에서 자란 먹을거리가 제주 아낙의 손에서 맛깔스럽게 버무려져 상에 오르는 민박집의 아침 뷔페. 5천원을 내면 맛볼 수 있다.

제주의 들과 산, 바다에서 자란 먹을거리가 제주 아낙의 손에서 맛깔스럽게 버무려져 상에 오르는 민박집의 아침 뷔페. 5천원을 내면 맛볼 수 있다.



친척집에 머무는 듯 편안한 초롱민박의 안채 2층에서 여러 날 아침밥을 먹었다.

친척집에 머무는 듯 편안한 초롱민박의 안채 2층에서 여러 날 아침밥을 먹었다.




Infomation

제주관광공사 120(국번 없이), http://www.jejutour.go.kr

한라산국립공원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1100로 2070-61(어리목), 064-713-9950~3(어리목), 064-725-9950(성판악), 064-747-9950(영실)

http://www.hallasan.go.kr

초롱민박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성산읍 한도로242번길 10-19, 064-782-45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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