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호 의원, 사전투표 개선 주장…사실 확인 결과, 전국은 선거당일 투표율이 더 높고 전북은 사전투표율이 더 높아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전진영 기자] 제21대 총선은 끝났지만 논쟁은 식지 않았다. 대표적인 게 사전투표 의혹이다. '선거 부정' 의혹에 무게를 둔 주장이 유튜브를 중심으로 넘쳐난다. 유권자는 헷갈릴 수밖에 없다. '논쟁의 불길'이 타오르면 합리적인 판단이 설 자리가 줄어든다. '음모론'을 경계하면서 이성의 눈으로 사안을 바라봐야 하는 이유다.
지난 5일 무소속 이용호 의원은 성명을 통해 흥미로운 주장을 내놓았다. "상당수 지역에서는 심지어 사전투표율이 본 투표율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 의원은 사전투표를 현행 이틀에서 하루로 축소하거나 본 투표일을 하루에서 이틀로 늘리는 방향의 개선안을 내놓으며 이렇게 주장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총선의 사전투표율은 역대 최고인 26.7%로 조사됐다. 최종 투표율은 66.2%로 집계됐다. 정말로 사전투표율이 본 투표율(선거당일 투표율)보다 높았을까. 이 의원은 상당수 지역에서 사전투표율이 높다고 주장하면서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선관위가 공표한 자료를 분석해보면 이 의원 주장에 의문이 남는다. '상당수'의 사전적인 의미는 어지간히 많은 수이다. 많은 지역에서 사전투표에 참여한 인원이 본 투표에 참여한 인원보다 많아야 이 의원 주장은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
서울, 부산 등 전국 17개 광역 자치단체의 선거일 투표 인원과 사전투표(우편투표+관내 사전투표) 인원을 비교해보면 '15개 지역(88.2%)'에서 선거일 투표 인원이 더 많았다. 전남과 전북 두 곳을 제외하면 사전투표 인원이 더 적었다는 얘기다.
전국적인 범주에서 바라본다면 이 의원 주장은 사실과 다른 셈이다. 하지만 이 의원의 지역구인 남원·임실·순창이 속한 전북 지역만 따로 떼어놓고 분석하면 결과는 달라진다. 중앙선관위가 투표율 세부 내용을 공표한 전북 15개 지역을 비교해보면 남원·임실·순창을 비롯한 '13개 지역(86.6%)'의 사전투표 인원이 선거일 투표 인원보다 더 많았다.
이 의원은 성명에서 상당수 지역이라고만 표현했을 뿐 어느 범위를 지칭하는 것인지 밝히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이 의원은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전체적으로 보면 모르겠는데 우리 지역은 (사전투표 비율이) 많이 높다. 대도시는 아무래도 좀 적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선거 조작설에 대해 "일고의 가치도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하면서도 사전투표 제도는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사전투표가 금권, 관권, 동원선거에 노출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선관위는 사전투표가 선거 부정의 위험을 높인다는 시각에 대해 선을 그었다. 선관위 관계자는 "사전투표율이 높은 것은 유권자 의사에 따른 결과"라며 "언제 투표할 것인지는 유권자 개개인의 성향이고 의사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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