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퇴장" 붉은악마, 축구협 지도부 사퇴 요구

태국전서 플래카드 20개 걸고 항의
상암벌 울려퍼진 분노 '기습 퍼포먼스'
"KFA가 선수들 방패막이 삼아"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C조 3차전 한국과 태국의 경기. 축구팬들이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을 규탄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사진출처=연합뉴스]

"정몽규 나가!"

축구 응원단 붉은악마가 21일 태국과 한국 축구대표팀 경기를 앞두고 정몽규 대한축구협회(KFA) 회장을 포함한 협회 지도부 사퇴를 요구하는 기습 플래카드 퍼포먼스를 벌였다.

황선홍 임시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이날 오후 8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태국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조별리그 3차전을 치렀다.

경기 시작 전 붉은악마는 "정몽규 나가"를 외쳤다. 관중석에는 '정몽규 회장의 '몽청행위' 규탄한다', '협회는 몽규의 소유물이 아니다', '정몽규 아웃(OUT), '몽규가 있는 축협에는 미래가 없다'고 적힌 20여개의 플래카드가 걸렸다. 정 회장을 비롯해 이석재 부회장과 황보관 기술본부장을 비판하는 걸개와, KFA가 선수들을 방패막이로 삼고 있다는 플래카드도 눈에 띄었다.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C조 3차전 한국과 태국의 경기.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사진출처=연합뉴스]

이날 관중석 6만6000석이 매진됐다. 정 회장도 관중석에서 축구 경기를 관람했다. 경기 중간에 "정몽규 나가"라는 외침이 몇 차례 그라운드를 울렸다.

앞서 축구 대표팀이 지난 2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졸전 끝에 4강에서 탈락하자 일부 축구 팬들은 온라인상에서 정 회장과 KFA의 졸속 행정에 불만을 터뜨렸다. 대회 탈락 직후.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의 자질 논란과 정 회장에 대한 경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후 축구 팬들은 축구회관 앞에서 시위를 벌이며 협회 지도부를 규탄했다.

이번 태국전을 앞두고 일각에서는 경기 관람을 보이콧하자는 주장이 나왔으나, 붉은악마는 대표팀 선수들을 응원하기 위해 보이콧에 동참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다만 붉은악마는 경기가 열리기 보름 전에 항의의 뜻을 전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플래카드를 제작하고 구호를 준비해 왔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