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 지키려 귀국 하려던 태국 여성
"거기 사람 도우라" 모친 말에 결심
이스라엘 교전 지역에 발이 묶인 자국민 90여명을 구한 '태국 여성'에 누리꾼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연의 주인공은 이스라엘에서 법률사무소를 운영하는 위빠와디 반나차이로, 그는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공격에 곤경에 빠진 태국 노동자들을 구해냈다.
19일(현지시간) '방콕포스트' 등 태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위빠와디는 하마스의 공격이 시작되자마자 친구 니빠뽄 소하선과 함께 교전 지역으로 차를 몰고 진입했다.
이스라엘군은 위험 지역에 들어가려던 위빠와디를 막아섰으나, 위빠와디는 끝내 군을 설득해 노동자들을 구해낼 수 있었다고 한다. 하마스의 공격 당시 교전 지역에 발이 묶였던 태국 노동자는 부상자를 포함해 약 90명에 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에는 다수의 태국 출신 외국인 노동자들이 체류 중이다. 집단 농장을 포함해 태국인 약 3만명이 거주 중이다. 이들 가운데 약 5000명은 교전 지역인 가자 지구 인근에서 일했다.
이들은 갑작스럽게 테러가 시작되는 바람에 미처 탈출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위빠와디와 그 친구의 도움으로 무사히 교전 지역에서 빠져나온 아들과 재회한 태국인 분홈 붓몬은 매체에 "다리에 총을 맞은 내 아들과 다른 사람들이 무사히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라며 "위빠와디는 영웅"이라고 감사를 전했다.
위빠와디는 변호사 출신인 이스라엘인 전 남편과 15년간 해당 지역에서 법률사무소를 운영해 왔다. 이스라엘 내에 거주하며 근무하는 태국 노동자의 법적 문제를 다뤄왔다.
한편, 위빠와디는 이스라엘에 남아 자국민의 탈출을 돕느라 어머니의 임종을 놓친 것으로 전해졌다. 하마스의 테러 당시 위빠와디의 모친은 말기 암 투병 중이었고, 당초 위빠와디는 어머니의 마지막 순간을 지키기 위해 귀국하려던 참이었다.
그러나 위빠와디의 모친은 "나는 살기 어려우니 이스라엘에 남아 네 도움이 필요한 태국인을 도우라"는 메시지를 전했고, 이에 위빠와디는 이스라엘에 남기로 했다.
위빠와디는 사태가 일단락된 지난 17일 태국으로 귀국했다. 그는 오는 12월까지 어머니의 장례식에 참석하는 등 태국에 체류하다가, 다시 이스라엘로 돌아갈 예정이다.
이번 전쟁으로 이스라엘 내에선 태국 노동자 30명이 숨지고, 17명이 하마스에 인질로 억류된 상태다.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외국인이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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