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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3막 기업]'말소리' 분석해 치매 진단하는 '바이칼에이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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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인식 AI 회사 바이칼AI 윤기현 대표.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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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은주 기자] “개인의 말소리에는 치매와 같은 정신건강의 위험 요소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정보들이 담겨있습니다. 바이칼에이아이는 AI기술이 파악하기 쉽지 않은 인간 고유의 말소리를 분석해 인지장애 등을 진단하는 기술을 개발해왔습니다.”


아시아경제는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바이칼에이아이(AI) 사무실에서, 윤기현 바이칼AI 대표(56)를 만났다. 바이칼AI는 지난 2019년 창업한 인공지능 기술 기반 스타트업으로, 한국어 말소리를 분석해 치매나 우울증 같은 개인의 정신건강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회사를 창업한 윤 대표는 30년간 소프트웨어 개발에서 커리어를 이어온 ‘개발자’ 출신이다. 윤 대표는 2018년 웹인공지능 기업 ‘마인즈랩’에서 하나은행의 AI챗봇(하이챗봇)을 개발했다. 당시 그가 개발한 챗봇은 우리나라 최초로 금융거래를 가능하게 했다. 사람들이 말소리를 입력하면 이를 인식한 챗봇이 금융거래를 안내하는 기술이었다. 그는 이에 대해 적지 않은 자부심을 느끼기도 했지만, AI 기술의 한계를 직면한 계기가 되기도 했다.


챗봇은 구어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분석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그는 “평상시 제 목소리는 잘 알아듣던 챗봇이 술을 먹은 뒤 (발음이 달라진) 저의 목소리는 인식하지 못했다”며 “여러 요인에 의해 미묘하게 변화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말소리를 파악하는 기술 발전이 더디다는 것을 직면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말소리’의 미묘한 변화까지도 놓치지 않고 분석하는 기술을 통해서 제공가능한 서비스들이 적지 않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이용자들에게 편리한 방식으로 AI 기술이 진화해 나가려면, 사람들의 말소리의 미묘한 변화를 샅샅이 알 수 있는 기술이 반드시 필요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말소리’는 사람들의 건강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시그널’이 될 수 있다. 말소리를 잘 분석만 하면 노인들의 치매를 조기에 진단할 수도 있고, 우울증을 초기에 파악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는 “뇌의 신경세포들은 모두 연결되어 있다”며 “사람이 갑작스럽게 큰 스트레스를 받는 등 치매가 나타나면 중간중간 세포들이 끊어지는 듯한 흐름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쉽게 표현해) 세포의 흐름이 끊기듯이 나타나면, 그 전조증상은 ‘말’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기억을 빠르게 꺼내지 못해 말의 표현 속도에 지장을 받으면서 정신건강의 위험신호로 표출된다는 의미다.

이같은 아이디어와 기술력이 더해져 지난 2019년에 창업한 이후 야심차게 내놓은 서비스가 ‘맑은내친구’다. 그는 “지난해 9월에 앱을 개방했으나, 여러가지 준비를 더해 이번주부터 본격적 홍보에 나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차차 서비스 지평을 넓혀나가는 게 목표다. 맑은내친구 같은 B2C(기업 대 고객)서비스로 기술력을 고도화시켜 나가되, 서비스를 가능케 하는 말소리 분석 AI기술력을 기반으로 해당 기술이 필요한 여러 기업들이나 지자체 등 단체에 제공하면서 시너지효과를 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계획이다.


-바이칼에이아이(AI)는 어떤 기업인가.

▲바이칼에이아이는 2019년 창업한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이다. 현재 주안점을 두는 것은 한국어 말소리를 자연어처리(컴퓨터를 이용해 사람의 언어를 분석하는 기술) 분석을 통해 사람들의 건강상태를 알려주는 것이다. 말은 인간의 핵심 의사소통 수단으로, 말을 통해 뇌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포착할 수 있다. 지금은 이용자의 건강상태 정도를 분석 서비스하고 있으나, 앞으로는 사람들의 말소리 데이터를 통해 인지장애까지 진단할 수 있도록 기술 개발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말소리 분석을 통해 건강상태를 진단하는 서비스가 따로 있나.

▲그렇다. ‘맑은내친구’라는 서비스를 앱을 통해 제공하고 있다. 이용자가 앱에 말소리를 입력하면 여러가지 건강상태를 진단해주고, 유창성도 분석해준다. 유창성은 개인이 어떻게 말하는지에 대한 언어습관을 분석해주는 것이다. 예컨대 다양한 어휘를 충분히 사용하는지, 의미없는 반복 어구나 단어들을 사용하는지 등을 총체적으로 분석해준다. 건강상태의 경우 치매 진단이 대표적이다. 개인이 앱에 입력한 목소리를 통해 치매 위험 수준을 알려준다.


-개인의 말소리, 유창성을 분석하는 까닭이 있을까. 이용자가 얻을 수 있는 특별한 효용이 있나.

▲물론 젊은 사람들의 경우엔 크게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 저희 서비스는 상대적으로 나이가 있으신 분들에게 좀더 유용하다. 어떻게 말하는가에는 생각보다 많은 정보들이 들어있는데, 예컨대 우울증의 전조증상 같은 것들도 말소리 분석을 통해서 진단할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나운서처럼 완벽하게 말을 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말습관 버벅거리거나 오류가 잦은 경우 인지 능력에 일정한 이상이 있거나, 우울감이 심한 상태일 수 있는데 이를 빠르게 포착할 수 있다.


-그러면 챗봇의 음성버전 정도로 이해하면 되나.

▲챗봇과는 다르다. 챗봇을 일종의 음성 검색 서비스로 정의한다면 저희가 보유한 AI기술은 사람들의 말을 귀담아 듣고 다시 질문을 해주면서 인지능력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로 보면 된다.


-인지능력을 끌어올린다는 것의 의미는.

▲’맑은내친구’는 말소리 분석에서 그치지 않고, 이용자의 인지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일종의 트레이닝 서비스도 함께 제공한다. 다양한 읽기자료들을 제공해 정확히 읽도록 하고, 이용자의 말을 분석해 적절한 질문을 해 계속해서 소통할 수 있게 돕는다. 저희 서비스를 통해 자신의 관심사나 감정상태 등에 맞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돕기도 한다. 소통을 통해 마음의 안정을 취하면서, 반복적으로 말할 수 있는 기회를 통해 인지능력 향상을 돕는다. 물론 이같은 서비스는 평소에 말할 기회가 많은 젊은 사람들보다는 노인들에게 보다 적합하다. 때문에 저희 서비스를 이용하는 회원들은 40대에서 70대가 가장 많다. 말을 많이 할수록 인지기능이 좋아진다는 데 착안한 것이다.


-그렇다면 바이칼AI를 맑은내친구 서비스 등 말소리 분석을 핵심으로 제공하는 B2C 비즈니스 모델을 갖춘 기업으로 보면 될까.

▲B2B 사업도 진행중이다. 지방자치단체나 ESG경영을 강조하는 대기업 등에 저희의 기술을 제공하기 위한 협약 등을 진행하고 있다. 예컨대 한 지방자치단체는 홀로 사는 노인들에게 전화를 걸고 이들의 치매 등 정신건강 상태 등을 체크하는 사업을 준비중인데, 이러한 서비스 과정에서 저희의 기술을 제공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또 어떤 사업을 준비하고 있나.

▲맑은내친구 서비스에 어버이날 이전까지 ‘안심전화서비스’를 접목해 오픈할 계획이다. 저희 앱을 통해 통화를 하고, 녹음된 통화소리를 통해 말습관과 치매 가능성을 분석해주는 것이다. 이같은 서비스는 현재 무료로 제공되고 있으나, 향후에는 일부 유료화 서비스도 추가 제공할 예정이다.

음성인식 AI 회사 바이칼AI 윤기현 대표.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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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주 기자 golde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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