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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IRA 발효로 국내 전기차 가격경쟁력↓·2차전지 단기피해 우려"

최종수정 2022.09.29 11:00 기사입력 2022.09.29 11:00

현대차·기아 新공장 가동 2025년 예상…세제 혜택 비껴가
2차전지 산업, 배터리 광물·부품 조건 충족 어려워 단기 피해
공급망 다변화 선택 아닌 생존 문제…정부 지원 절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3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열린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입법 기념행사에서 연설하며 겉옷을 벗고 있다. 그는 미국산 전기차 보조금 조항을 주요 치적으로 거론하며 인플레 감축법 성과를 거듭 강조했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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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서윤 기자]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IRA) 발효로 미국 시장에서 국내 전기차와 2차전지 산업 경쟁력이 약화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29일 산업연구원(KIET)이 발표한 ‘미국 인플레 감축법의 국내 산업 영향과 시사점 : 자동차와 이차전지 산업을 중심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인플레 감축법 발효로 국내 자동차 산업에 적지 않은 피해가 예상된다. 미국 내 생산기반 부재로 전기차 세제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된 국내 자동차 업계가 미국 시장에서 경쟁사에 비해 가격 경쟁력 열위에 처하게 돼서다.

국내 2차전지 산업도 인플레 감축법이 요구하는 배터리 관련 규정 충족이 어려워 단기적으로는 어려움이 예상된다. 다만 최근 국내 이차전기 기업들이 북미지역 생산 기반을 빠르게 확장 중인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인플레 감축법이 기회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인플레 감축법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미국 전기차 시장점유율 방어를 위한 선제적 조치가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미국내 전기차 생산기반 구축을 최대한 앞당기고 향후 펼쳐질 미국과의 실무협상에서 우리 이익이 최대한 확보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2차전지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배터리 원료·소재·부품 공급망 다변화를 위한 지원도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인플레 감축법 발효로 美 전기자동차 세액공제 요건 변화

인플레 감축법는 미국 내 물가상승 억제와 기후변화 대응을 목적으로 제정된 법으로 전기자동차 세액공제(사실상 보조금 효과) 요건 변화 규정을 담고 있어 국내 자동차 산업 및 2차전지 산업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보고서는 특히 인플레 감축법 발효는 지난 8월 9일 발효된 '반도체와 과학법(Chips and Science Act)'과 더불어 미국 중심의 공급망을 구축하여 반도체, 전기차, 2차전지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겠다는 미국 지도부의 의도가 입법을 통해 명확히 드러난 결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인플레 감축법 전기차 세액공제 관련 조항(Section 13401)의 핵심 내용을 요약하면 미국에서 전기차 세제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최종 조립 조건 ▲배터리 핵심 광물 조건 ▲배터리 부품 조건 등 인플레 감축법상 규정된 조건들을 충족해야 한다는 점이다. 즉, 앞으로 미국 시장에서는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가 아니면, 그리고 일정 비율 이상의 핵심 광물과 부품이 미국 또는 미국의 FTA 체결국에서 생산된 배터리를 사용하지 않으면 전기차 세액공제 대상에서 배제된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미국 전기차 세액공제 적용조건. 표제공=산업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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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동차 산업 피해 본질은 美 전기차 시장 가격경쟁력 하락

인플레 감축법은 단기적으로 국내 자동차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발효 직후부터 시행되고 있는 최종 조립 조건 충족이 어려운 국내 자동차 업계가 당장 전기차 세액공제를 받지 못하게 돼 미국 시장에서 경쟁국 업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 열위에 처하게 됐기 때문이다. 현재 현대차 · 기아 는 미국 내 생산 기반 부재로 미국에서 판매되는 전기차를 국내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특히 보고서는 현대차 · 기아 의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이 2021년도에는 4.7%에 불과했으나 올해 1~7월 누계 기준으로 총 5만809대를 판매하며 점유율을 9.1%까지 끌어올려 테슬라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아이오닉5, EV6 등이 최근 호평을 받으며 미국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높이고 있었던 현대차 · 기아 에는 인플레 감축법 발효로 인한 가격경쟁력 상실은 큰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인플레 감축법이 국내 자동차 업계에 중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평가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내년부터 시작돼 해마다 점차 강화될 인플레 감축법 배터리 관련 규정들이 국내기업뿐만 아니라 해외 완성차 업체들도 충족시키기 어려운 조건이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결국에는 우리 기업들이 얼마나 신속하게 미국내 전기차 생산기반을 구축할 수 있을지, 그리고 인플레 감축법 배터리 규정에 부합하는 이차전지 공급망을 얼마나 성공적으로 구축할지 여부가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 성패를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2차전지 산업, 단기적으로 일부 피해…중장기적으로는 기회요인

글로벌 2차전지 공급망 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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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국내 이차전지 산업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했으나 리튬, 흑연 등 핵심 광물의 생산과 정제가 중국 등에 주로 분포되어 있는 점을 고려할 때 내년부터 시작되는 인플레 감축법 배터리 핵심 광물 규정 충족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 경우 국내 이차전지 기업들이 거래하는 완성차 업체가 미국에서 세제 혜택을 받지 못하게 돼 미국 시장에서 매출 감소 등 부정적 영향이 일부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파나소닉 등 미국에서 경쟁관계에 있는 외국 배터리 기업들도 핵심 광물의 중국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부정적 영향이 있다 해도 그 정도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최근 국내 배터리 3사가 미국 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 은 홀랜드와 오하이오에서 운영 중인 독자 공장에 이어 GM 및 스텔란티스와 합작으로 4개의 신규 공장을 신축할 예정이고, SK온은 기존 조지아 공장 증설 외에도 Ford와 합작으로 2개의 공장 신축을 추진 중이며, 삼성 SDI도 스텔란티스와 공동으로 2025년까지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우리 이차전지 기업들의 북미지역 생산 기반 확대 추세가 규모와 속도 양면에서 모두 경쟁국보다 확실히 우위에 있고 우리 기업들이 GM, Ford 등 미국에 제조시설을 갖고 있는 완성차 업체들과 협력 관계를 보유하고 있어 인플레 감축법 발효가 중장기적으로는 수혜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국내 이차전지 업체별 미국 생산 기반 증설 계획. 표제공=산업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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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 전기차 생산기반 조기구축…2차전지 공급망 다변화 노력 필요

전기차에 대한 사실상의 차별적 보조금 정책을 담은 인플레 감축법은 전기차와 이차전지 분야에 적용된 미국의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기조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기후변화 대응 강화, 중국 견제, 미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 등 미국의 정책 기조는 계속될 전망이다.


보고서는 인플레 감축법에 따른 국내 자동차 및 2차전지 산업의 피해 최소화를 위해서는 미국 전기차 시장점유율 방어를 위한 선제적으로 조치해야 하며, 특히 현대차 · 기아 의 조지아주 신공장 가동 시점을 최대한 앞당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배터리 핵심 광물 조건과 배터리 부품 조건은 외국 완성차 업체도 똑같이 어려움을 느끼는 상황인 만큼 인플레 감축법 배터리 조건에 부합한 2차전지 공급망 구축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 재무부가 인플레 감축법 후속 가이드라인을 연내에 마련하기로 되어 있는 만큼 양국간 실무협상을 통해 우리의 이익이 최대한 확보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 시점에서 국내 2차전지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려면 배터리 원료·소재·부품에 대한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다.


보고서는 "최근 유럽연합에서도 인플레 감축법과 유사한 원자재법(Raw Material Act) 추진을 통해 탈중국 공급망 구축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면서 "공급망 다변화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이기 때문에 배터리 원료·소재·부품 공급망 다변화를 위한 정부 지원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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